‘성장하는 농구’로 MVP차지한 김낙현… 다음 숙제는 어시스트

입력 2020-11-05 15:50 수정 2020-11-05 15:57
인천 전자랜드의 에이스 가드 김낙현. 연합뉴스

김낙현(25·인천 전자랜드)이 ‘고려대 가드 출신은 믿고 거른다’는 정설을 깨고 매 시즌 성장하고 있다. 이번 시즌 1라운드 최우수선수(MVP) 선정은 통산 첫 라운드 MVP이지만 동시에 그가 2017년 프로농구 데뷔 때부터 차곡히 쌓아온 길을 보여준다. 이제 그의 숙제는 어시스트다.

김낙현은 5일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1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그는 1라운드 MVP 투표에서 유효 투표수 92표 중 52표를 얻어 팀 동료 이대헌(19표)을 33표 차로 제치고 1위 자리를 차지했다.

그의 활약은 매년 다르다. 2017 신인선수 드래프트 6순위로 지명돼 프로에 데뷔한 김낙현은 2018-2019시즌에는 식스맨상, 2019-2020시즌에는 기량 발전상을 받았다.


김낙현은 5일 기준 이번 시즌 평균 한 경기 당 14득점 5.5어시스트 3점 슛 2.4개를 기록하고 있다. 어시스트는 3위, 3점 슛은 2위다. 무엇보다 전자랜드가 7승 3패의 성적으로 리그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게끔 팀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매년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 김낙현이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 데뷔 첫해인 2017-2018시즌에 5득점 2.5어시스트, 식스맨상을 받은 2018-2019시즌에는 7.6득점 2.5어시스트, 기량 발전상을 받은 2019-2020시즌에는 12.2득점 3.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물론 이번 시즌에는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의 지휘 아래 김낙현-이대헌 체제로 가드진이 운영되고 있어서 뛸 기회는 늘어난 점도 있다. 데뷔 첫해에 경기당 평균 12분 7초를 뛴 그는 그 다음해에 19분 10초를 뛰었다. 다만 지난 시즌에 평균 28분 40초를 뛴 것에 비교해 이번 시즌은 25분 38초를 뛰었다. 그런데도 성적이 오른 것을 볼 때 김낙현의 경기 성적에 밀도가 생겼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즌 초반만의 성적인 만큼 김낙현의 상승세로 더 화려한 결과를 보여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번 시즌 전자랜드가 4승 1패를 한 첫 다섯 경기에서 평균 11.6득점을 한 김낙현은 이후 5경기에서 평균 16.4득점을 해냈다. 특히 지난 1일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경기에선 22득점을 하면서 통산 8번째로 높은 점수를 냈다. 가드의 핵심인 어시스트에서도 앞 5경기에선 평균 5.4개 뒤 5경기에선 5.6개를 해냈다.

다만 농구가 팀 스포츠인 만큼 가드의 점수가 높아지는 것이 좋은 일만은 아니다. 공 핸들러에게 다득점까지 바란다면 팀의 균형이 무너지는 꼴이다. 실제로 초반 5경기에선 1패를 했지만, 그다음 5경기에선 2패를 했다. 김낙현이 시즌 최다 득점(22점)을 한 지난 1일 울산과의 경기에서도 패배했다. 김낙현이 지난 4일 서울 SK와의 경기에서 12득점 2어시스트를 하면서 기량 발휘에 실패했을 때도 패배의 쓴맛을 봤다.

유 감독은 이런 김낙현에게 동료들을 활용하라는 해법을 제시했다. 유 감독은 “내 욕심에는 김낙현이 어시스트 1위를 하고 있으면 좋겠다”며 “자신에게 수비가 쏠리면, 어시스트를 할 상황들이 많이 생길 것이다. 다른 선수들 찬스를 봐야 한다. 그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시즌에서 그의 어시스트 능력이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