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당일 美전역에 퍼진 의문의 전화 “집에 있어라”

입력 2020-11-04 18:25
미시간주 앨런데일의 '라이프 스트림' 교회에 마련된 투표소 앞에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는 유권자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연합

미국 대선 당일 미국 전역에서 수많은 미국인이 “집 밖에 나가지 말라”는 내용의 ‘로보콜’(녹음된 음성 메시지를 들려주는 전화)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미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나섰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워싱턴포스트 등은 미국 전역의 유권자들이 수상한 여성의 목소리가 녹음된 로보콜을 받았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 의문의 전화에는 “집 밖에 나가지 마라. 안전하게 집에 있어라”는 내용이 녹음되어 있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대기 줄이 길어 오늘은 투표하기 힘드니 내일 투표하라”는 내용도 담겨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전화는 미국 전역에서 1000만건 넘게 걸려온 것으로 파악됐다.

스팸 전화 방지 업체인 로보킬러의 줄리아 포터 부사장의 말에 따르면 이 전화는 선거 당일인 이날 갑자기 급증세를 보였다. 그는 전화를 받은 미국인이 최소 수천 명에서 수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로보콜의 발신자가 누구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왼쪽부터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주 주지사 트위터 캡처, 데이나 네셀 미시간주 법무장관 트위터 캡처

이 같은 사태에 미시간주를 비롯한 당국 관계자들은 트위터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데이나 네셀 미시간주 법무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로보콜 내용은 명백한 허위이며 투표를 방해하려는 것이다. 투표 대기 줄은 길지 않으며 오늘이 투표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라고 강조했다.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주 주지사도 트위터를 통해 정확한 투표 방법과 시간을 알렸다. 그는 “확인되지 않은 특정 정당이 의도적으로 로보콜을 통해 오보를 퍼뜨린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확실히 하자면, 오늘 저녁 8시까지 투표하거나 줄을 서야 한다”고 안내했다.

한편 FBI는 ‘안전하게 집에 있으라’는 내용을 담은 로보콜이 투표 참여를 억제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고 보고 수사에 착수했지만 자세한 수사 경과는 알려지지 않았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