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미국 대선이 예상 밖의 초접전이 벌어지면서 국내 금융시장은 온종일 요동쳤다. ‘블루 웨이브(Blue wave·민주당 압승)’에 대한 시장의 기대와 다르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경합주에서 우세한 상황이라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변동성은 이어질 전망이다.
4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4.01포인트(0.6%) 오른 2357.32에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0.84% 상승 출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인단 29명이 걸린 플로리다주에서 역전하는 등 개표 결과가 혼전 양상을 보이자 오전 한때 하락 전환했다. 이내 바로 상승세로 바뀌었으나, 경합주에서 접전 소식이 들릴 때마다 지수는 출렁였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8.51포인트(1.04%) 상승한 826.97에 마감했다.
특히 원화가치는 대선 개표 결과에 따라 시시각각 큰 변동폭을 보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3.6원 오른 1137.7원에 마감했다. 환율 역시 오전에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당선에 대한 예측으로 위험선호 심리가 나타나 5.8원 하락한 1128.3원에 출발했지만, 플로리다주 개표 결과가 나오는 등 접전 양상을 띠자 1148원까지 치솟았다. 다만 오후에는 상승폭을 반납해 종가 기준 1130원대를 유지했다. 이날 환율은 대선 개표 상황에 따라 최저가, 최고가의 차이가 22원 가량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합주에서 선전하면서 국내 증시의 ‘바이든 수혜주’는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태양광, 풍력,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종목이 대표적이다. 태양광업체 한화솔루션은 전거래일 대비 8.86%, 풍력 발전 관련 업체 씨에스윈드는 9.86%, 연료전지 관련주 두산퓨어셀은 3.23% 급락했다. 반면 바이든 후보와 민주당의 ‘빅테크(Big tech)’ 기업에 대한 독과점 규제 위험성이 줄면서 대형 IT 기업인 네이버(5.48%) 카카오(6.84%) 주가는 상승 마감했다.
중국 상해종합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우세 소식에 따라 출렁이다가, 각각 0.19%, 0.26% 소폭 상승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1.72% 올랐다.
미 여론조사와 달리 트럼프 승리 가능성이 커졌지만 증시의 경우 두 사람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실행될 가능성이 높아, 상승 기조는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관건은 대선 결과가 확정되는 시점이다. 우편투표의 개표 지연이나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가 결과에 불복해 소송전이 벌어지면 시장 불확실성은 그만큼 커지게 된다.
금융 당국은 미 대선에 따른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비상 점검 체계를 유지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후 회의를 열고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금융위는 “대선 여파로 시장 변동성이 당분간 확대될 수 있으므로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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