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미국 동부표준시) 미국 대선의 운명을 가를 주요 경합주 중 하나인 펜실베이니아의 전황은 아직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아직 개표를 기다리고 있는 수백만명의 우편투표자 표심이 어디로 향했는지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는 전망이다.
개표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이날 오전 2시 기준 펜실베이니아의 개표 진행 상황은 64%에 머물러있다. 이 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85만여표를 득표해 득표율 56.4%를 기록했다. 반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215만여표(42.4%)를 얻어 트럼프 대통령에 크게 뒤지고 있는 형국이다.
일반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가 점쳐지는 상황이지만 문제는 우편투표다. 펜실베이니아는 주 규정에 따라 선거 당일 투표가 종료된 후에야 우편투표지를 개봉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펜실베이니아는 코로나19로 급증한 우편투표량을 감안해 선거 종류후 사흘까지 도착한 투표용지도 유효표로 집계될 수 있도록 했다. 우편투표가 집계에 반영되는 시점이 현장투표보다 훨씬 느릴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더해 역대급 참여율을 기록한 우편투표 규모를 고려하면 우편투표 결과에 따라 전체 득표율은 완전히 뒤집힐 수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는 전날 오전 기준 250만장 이상의 우편투표지를 접수했다. 주 당국은 선거 종료까지 최대 260만명이 우편투표에 참여했을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폴리티코는 이 중 160만장 이상이 민주당 유권자의 표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58만6000여장은 공화당 유권자가, 나머지 27만8000여장은 기타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가 던졌다. 보도가 들어맞는다면 전체 득표수는 트럼프 343만6000장, 바이든 375만장으로 바이든이 근소하게 앞선다. 오차범위를 넘나드는 초박빙의 상황이지만 2016년 대선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불과 4만4292표(0.72% 포인트) 차이로 승기를 거머쥔 것을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얘기다.
워싱턴포스트(WP)는 우편투표의 특수성을 감안해 이번 대선의 키를 쥐고 있는 ‘러스트벨트(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미시간주)’의 경우 최종 개표에 2~3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했다. WP는 이같은 주요 경합주의 개표 속도에 따라 승패 윤곽이 공식적으로 나오기까지 수 주가 걸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