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과 함께 실시되는 연방 상원·하원 의원 선거에서 한국계 여성 3명이 선전하고 있어 최종 결과가 주목된다. 이중 워싱턴주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메릴린 스트릭랜드(58) 후보는 당선이 유력해져 첫 한국계 하원의원 탄생이 눈앞에 다가왔다.
4일(현지시간) 새벽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는 캘리포니아주에서 2명, 워싱턴주에서 1명의 한국계 여성이 연방하원의원에 도전장을 내 선전 중이다.
워싱턴주의 경우 제10 선거구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메릴린 스트릭랜드(58) 후보는 개표율 80% 상황에서 과반을 득표해 당선이 유력한 상태다.
스트릭랜드 후보는 한국인 어머니 김인순씨와 흑인인 미국인 아버지 패트릭 어윈 스트릭랜드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 미국인이다. 민간 기업에서 근무하다가 타코마 시의원을 거쳐 타코마 시장을 역임했다.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미군인 아버지가 포트루이스 기지로 배치되면서 5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사했다.
그는 홈페이지에 자신의 한국 이름을 ‘순자’라고 소개하는가 하면 지난 7월 트위터에 한국인 어머니와 같이 찍은 사진과 함께 “(내가 당선되면) 워싱턴주를 대표하는 첫 아프리카계 미국인이자 하원의원에 선출된 첫 한국계 미국인 여성이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공화당 소속 미셸 박 스틸(한국명 박은주·제48선거구) 후보와 영 김(한국명 김영옥·제39선거구) 후보가 각각 상대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며 박빙 승부를 펼치고 있다.
NYT 개표 현황 집계에 따르면 스틸 후보는 개표율 90%를 넘어서면서 민주당 현역인 할리 루다 의원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며 역전한 상태다.
스틸 후보는 오렌지 카운티의 첫 한인 수퍼바이저(행정책임자)로, 공화당 지지 유권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지역구에서 출마해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영 김 후보 역시 민주당 현역인 길 시스네로스 의원을 소폭 앞서고 있다. 김 후보는 2년 전 선거에서 시스네로스 의원에게 우편투표에서 뒤져 아깝게 졌으나 이번에는 설욕을 벼르고 있다.
김 후보는 에드 로이스 전 하원 외교위원장의 아시아 정책 보좌관으로 일했으며, 2014년 캘리포니아주 65지구 주 하원의원에 당선되면서 한인 여성 중 처음으로 주의회에 입성한 인물이다.
다만 스틸 후보와 김 후보 모두 우편투표 개표 절차 때문에 당선 여부를 확정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이와 함께 이날 선거에서 앤디 김(38·민주) 연방 하원의원이 재선에 성공했다.
AP 통신은 4일 오전 0시 30분 현재 75% 개표 완료된 뉴저지주 제3선거구에서 김 의원이 55.0%의 득표율로 공화당의 데이비드 릭터(43.9%) 후보를 따돌리고 승리를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중동 전문가인 김 의원은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몸담았던 ‘오바마 키즈’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한국계 이민 2세인 김 의원은 뉴저지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고 시카고대를 졸업했다. 지난 2009년 9월 이라크 전문가로 국무부에 첫발을 디딘 뒤 2011년에는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현지 주둔 미군 사령관의 전략 참모를 지냈다.
2013년부터 2015년 2월까지는 국방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각각 이라크 담당 보좌관을 역임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