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 중인 ‘검·언 유착 의혹’ 공판… 재판장 “타이트한 진행 중”

입력 2020-11-04 15:22
서울중앙지검

‘검·언 유착 의혹’ 재판이 표류하고 있다. 핵심 증인인 ‘제보자X’ 지모씨가 연이어 불출석하고 있고, 공소유지를 맡은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는 ‘독직폭행’ 사건으로 기소돼 직무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피고인 측 변호인은 잇따른 증인신문 불발에 “재판이 공전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재판장은 “타이트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는 4일 강요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백모 기자의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은 당초 지씨와 채널A 관계자 등 4명의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었다. 지씨는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의 대리인 역할을 했고,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과 이 전 기자의 유착 의혹을 MBC에 제보한 핵심 증인이다. 그러나 그는 지난 2일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나오지 않았다. 이번이 4번째 소환 불응이다. 나머지 증인들에게는 소환장이 송달되지 않았다.

백 기자 측 변호인은 “지씨는 계속해서 SNS에 공개적으로 불출석 의사를 밝히고, 한동훈 검사장을 먼저 수사해야 한다고 피력한다. 채널A 관계자들도 나오지 않았다”며 “재판이 공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반드시 필요한 증인신문만 선별해서 재판이 효율적으로 진행되면 좋겠다”고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박 부장판사는 침착한 목소리로 “재판은 제대로 하고 있다”며 변호인 발언을 일축했다. 이어 “재판 절차는 타이트하게 잘 진행하고 있다”며 “시간이 지나면 해결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부장판사는 오는 16일까지 지씨의 출석을 기다려보겠단 입장이다. 그는 검찰에도 “신청한 증인은 소환되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공소유지를 맡고 있는 정 차장검사는 ‘검·언 유착’ 의혹 수사 도중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칩을 압수하는 과정에서 폭행한 혐의로 지난달 27일 기소됐다. 이후 정 차장검사는 최근 공판에 연이어 불출석하고 있다. 정 차장검사를 기소한 서울고검은 징계 청구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정 차장검사가 직무배제될 경우 공소유지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