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을 포기한 영아를 임시 보호하는 ‘베이비박스’ 앞에 갓난아기를 두고 간 여성이 아이의 친모로 확인됐다.
4일 서울 관악경찰서는 관악구 주사랑공동체교회 베이비박스 맞은편 공사 자재 더미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신생아의 친모 A씨를 이날 오전 검거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일 오후 10시10분쯤 신생아를 베이비박스 앞 드럼통 위에 두고 가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기가 죽었는지 몰랐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그는 검거 당시 아이가 죽은 채 발견됐다는 언론 보도는 알지 못했다고 말했으나 범행 사실은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유기치사 혐의가 될 수 있다”고 밝혔으며 A씨를 상대로 아기를 유기한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숨진 아기의 몸에 특별한 외상 흔적은 없지만 사인 파악을 위해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앞서 경찰은 전날 오전 5시30분쯤 주사랑공동체교회에 설치된 베이비박스 주변에서 남아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당시 아기는 분홍색 수건에 싸여 있었고, 탯줄과 태반은 붙어 있는 상태였다.
인근 CCTV 분석 결과 전날 오후 10시10분쯤 한 여성이 아기를 파란색 드럼통 위에 두고 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경찰은 행인이 드럼통 아래에서 시신을 발견한 점으로 볼 때 아기가 전날 밤까지는 살아 있었을 것으로 예측했다. 주사랑공동체교회 관계자는 “119에 신고해 응급구조를 시도했지만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것 같다는 소견을 들었다”고 밝혔다.
김수련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