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동해안에도 ‘해녀’들이 있습니다”

입력 2020-11-04 10:59
경북도가 고령화되고 있는 어촌을 살리기 위해 ‘해녀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나섰다. 1950년대 독도에서 활동했던 김공자 해녀의 모습. 경북도 제공

“경북에도 1500여명의 해녀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경북도가 고령화되고 있는 어촌을 살리기 위해 ‘해녀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나서 눈길을 모은다.

도는 어촌의 고령화와 해녀 어업문화의 전승 단절로 소멸 위기에 처한 해녀문화 유산을 보존하고 이를 활용한 어촌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부터 4년간 53억원을 해녀프로젝트에 투입한다고 4일 밝혔다.

경북의 해녀 수는 2018년 기준 1585명으로 제주도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내륙 시·도 중에서는 가장 많은 수이다. 지역별로는 포항 1129명, 경주 191명, 영덕 189명, 울진 66명, 울릉 10명 등이다.

하지만 현재 고령화와 해녀어업인 감소로 해녀어업과 해녀문화가 소멸될 위기에 처해 있는데다 잠수어업인 진료비 지원이나 공동작업장 지원 외에 해녀어업을 육성하고 보존할 수 있는 사업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도는 내년부터 미래 환동해시대를 선도할 중요한 정책 중 하나로 해녀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하고 본격 준비에 나섰다.

도는 지난달 해녀어업 보존 및 육성계획을 수립해 경북형 해녀 어업문화 전승 및 보전을 통한 지속가능한 어촌마을 공동체 조성을 목표로 3대 핵심전략 10대 추진과제를 선정했다.

3대 핵심전략 중 경북 해녀상 확립 분야에는 경북해녀증 발급, 해녀아카이브 구축 및 해녀 기록화사업, 해녀 학술조명 및 해녀Day 지정 등이 추진과제로 정해졌다.

해녀어업 활동지원 분야는 해녀휴게실 확충 및 해녀진료비 지급, 해녀마을 박물관 조성, IoT(사물인터넷) 활용 해녀어업 안전장비 지원, 마을어장연계 수산물 복합유통센터 조성사업 등이다.

해녀연계 어촌마케팅 분야는 해녀 키친스쿨 및 해녀요리 레시피 개발, 해녀↔청년 콘텐츠 개발, 해녀 CI 제작 및 문화상품(굿즈 등) 개발 등을 추진한다.

경북의 해녀 수는 2018년 기준 1585명으로 제주도에 이어 2위를 차지한다. 내륙 시·도 중에서는 가장 많은 수다. 경북도 제공

도는 내년 중 해녀증 발급과 해녀Day 개최를 통해 경북 해녀의 정체성을 확립할 계획이다.
또 해녀가 직접 채취한 해산물로 만든 요리를 함께 만들고 조리법도 공유할 수 있는 해녀키친을 운영하고 해녀 요리도 언제 어디서나 만들어 볼 수 있도록 해녀요리 레시피를 발간할 예정이다.

포항공대 경북씨그랜트센터에서는 최근 IoT기반 해녀어업 안전장비 스마트 태왁(해녀들이 물질을 할 때 사용하는 도구)과 해녀용 스마트 시계를 개발했다. 도는 내년부터 지역 해녀어업에 점차 보급될 수 있도록 지원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동해안지역 해녀어업 및 문화는 단순한 활동이 아니라 제주도와는 차별화된 어촌의 생활을 담고 그 기억들을 보존하고 공유해야 하는 중요한 우리의 유산”이라며 “우리 어촌에서도 귀어해녀학교 개설 등 청년층을 유입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발굴해 경북형 해녀프로젝트를 내실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