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선 여성가족부 차관이 ‘다주택 고위 공직자’ 불가론 때문에 처분한 세종시 아파트 분양권 ‘줍줍’(무순위 청약)에 20대 초반 청년이 당첨됐다. 한때 접속자 폭주로 청약접수 사이트가 마비됐던 이 아파트는 잔여 가구 1개 청약접수에 24만9125명이 몰렸었다. 다주택 차관 덕분에 20대 청년이 약 10억원의 차익을 볼 수 있게 된 셈이다.
4일 세종 리더스포레 분양대행 업체에 따르면 전날 세종 2-4생활권(나성동) 리더스포레 아파트(전용면적 99㎡) 1채 입주자 추가 모집 경쟁률은 24만9125대 1을 기록했다. 분양가는 4억4190만원으로 2017년 12월 분양해 내년 6월 입주 예정인 아파트다. 이 세대의 당첨자는 1998년생 청년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 리더스포레는 전날 오전 9시부터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잔여 가구 1채에 대한 입주자 신청 접수를 받았다. 당초 이날 정오 마감할 예정이었지만 접속자 폭주로 사이트가 마비되면서 오후 6시까지로 신청 기한을 연장했다.
지역과 상관 없이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이름과 휴대전화번호만 입력하면 추가 분양을 신청할 수 있어 접속자가 폭주했다. 또 최근 세종 집값이 연일 급등하면서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수요가 크게 몰렸다.
업계에서는 이 분양권이 김경선 차관이 다주택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9월 처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차관은 배우자 명의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소재 아파트도 보유 중이라 사실상 3주택자였다. 이 때문에 김 차관은 최근 서울 송파구 문정동 아파트(94.08㎡)와 세종 리더스포레 아파트(99.26㎡) 분양권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공개된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정기 재산변동 신고 사항에 따르면 김 차관은 토지, 건물, 차량, 예금, 유가증권 등 총 95억9263만원의 재산을 갖고 있었다. 당시 세종 소재 리더스포레 아파트 분양권은 1억7600만원 상당이었다.
업계에서는 ‘줍줍’에 성공한 20대가 향후 10억원 넘는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현재 해당 아파트의 시세는 분양가 대비 3~4배 오른 15억원대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