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종교간대화위원회는 경기도 남양주시 수진사 방화사건과 관련 “수진사와 모든 불자, 그리고 인근 지역 주민 모두에게 사과한다”고 3일 밝혔다. NCCK는 “신앙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웃 종교를 혐오하고 차별하며 그 상징을 훼손하는 행동은 근절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NCCK는 성명을 통해 “지난달 14일 경기도 남양주 수진사에서 발생한 화재가 기독교 신자의 고의적 방화라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면서 “수진사는 천마산 도립공원 초입에 자리하고 있으며 아파트 단지와 노인 요양병원 등이 인접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위험한 화재”라고 전했다.
NCCK는 “어떠한 신앙도 이웃의 안전과 평온한 삶을 깨뜨리는 명분이 될 수 없다”면서 “방화의 찰나, 그 손으로 주변의 복지시설과 많은 주거시설까지도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음을 깨닫지 못하게 한 맹신이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한다”고 밝혔다.
이런 범죄 행위가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신앙이 될 수 없음도 분명히 했다. NCCK는 “종교적 다름을 떠나 평화적으로 공존해야 할 이웃을 혐오하고 차별하며 위험에 처하게 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뜻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프랑스와 세계 곳곳에서 자신의 종교를 배타적으로 앞세운 독선과 오만이 이웃의 생각과 신앙을 혐오하는 끔찍한 테러행위로 표출되고 있다”면서 “종교간 평화 없이 세계 평화는 없다”고 강조했다.
NCCK는 “종교적 상징에 대한 방화나 훼손 사건의 대다수가 기독교 신자들에 의한 것이란 사실에 근거해 극단적으로 퇴행하는 한국 기독교의 현실을 함께 아파하고 회개한다”고 덧붙였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