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고위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4일 미국 대선 결과를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조 바이든 후보의 당선을 예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태 의원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김정은은 트럼프 당선을 바라지만 바이든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태 의원은 그 근거로 달라진 북측의 태도를 들었다. 태 의원은 “바이든이 마지막 토론에서 세 차례 김정은에 대해 불량배(thug)라고 불렀으나 현재까지도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해 11월 바이든의 불량배 언급에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친개는 한시바삐 몽둥이로 때려잡아야 한다’고 맹비난한 것과 대조된다”고 말했다.
태 의원은 “북한은 최고존엄에 대해 모독하면 즉시 반박 성명을 내거나 외교적인 항의를 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침묵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태 의원은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예상하지 못했던 2016년의 상황도 지적했다. 태 의원은 “당시 후보였던 트럼프가 유세 기간 중 김정은이 미국을 방문하면 만나서 핵 협상을 할 용의가 있으며 국빈 만찬은 어려운 대신 햄버거를 먹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며 “이에 북한의 한 고위 관리가 트럼프의 제안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지난 대선과 이번 대선 기간 중 후보였던 트럼프와 바이든의 발언에 대한 반응이 다른 것은 북한도 그만큼 바이든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태 의원은 “북한으로서는 트럼프가 당선돼 북핵 스몰딜이라도 하면 가장 좋다”면서도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이 높았던 지난 7월 김여정이 미국과의 대화 재개를 암시하는 글을 보내고, 10월 미국 방문도 계획했으나 현재는 트럼프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신 북한은 바이든이 당선되더라도 바로 협상을 할 수 있도록 바이든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삼간 채 선거 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관측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