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주던 너, 착한 아이 지선이, 이게 다 꿈이었으면”

입력 2020-11-04 07:04 수정 2020-11-04 10:04
이종훈 인스타그램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개그우먼 박지선과 ‘개그콘서트’(KBS2·이하 ‘개콘’)에서 함께 활약했던 선배 개그맨 이종훈이 고인을 추모했다.

이종훈은 4일 인스타그램에 “지선아, 너무너무 슬프다. 진짜 눈물이 멈추지 않아. 너무도 착하고 순했던 너이기에 너무 마음이 아파”라며 과거 박지선과 함께했던 ‘개콘’ 코너 사진을 게재했다.

이종훈은 늘 자신을 치켜세워줬던 박지선에게 뒤늦은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항상 칭찬해주고 ‘최고’라고 엄지척 해주던 네 모습이 자꾸 떠올라서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이렇게 슬퍼본 적이 있었나 싶다”고 했다.

이어 “내가 제작진 때문에 힘들어할 때 네가 그랬지. ‘선배 내가 열심히 공부해서 PD 할 테니까 그때 선배 하고 싶은 개그 다 해요. 선배가 하는 개그는 다 재밌으니까.’ 그렇게 나한테 힘을 주던 후배였는데. 후배지만 이렇게 선배처럼 멋있게 달래줄 줄 아는 착한 아이였는데”라고 적었다.

이종훈은 “언제 전화를 해도 ‘선배님~’ 하면서 밝게 받아준 너무 착한 아이 지선아”라며 “개그콘서트 같이할 땐 서로 고민 얘기도 하고 수다도 잘 떨고 했었는데, 더 잘 보살피지 못해서 너무 미안해”라고 털어놨다.

개그우먼 박지선과 그의 모친의 빈소가 2일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연합뉴스

그는 “남한테 못된 말 할 줄도 모르고 어떤 농담도 잘 받아 웃어주고 누구랑 싸우는 모습 한 번 보이지 않았던 우리 지선이. 그렇게 똑똑한 아이면서도 항상 배우려고 하나하나 물어보곤 했던 우리 지선이”라며 애틋해했다.

그러면서 “너무 보내기 싫다 지선아. 진짜로 이게 다 꿈이었으면 좋겠어. 내가 내일 너한테 전화해서 ‘지선아 내가 어제 이런 꿈을 꿨다니깐’ 하고 말하면 ‘푸하하’ 웃는 네 웃음이 너무 듣고 싶다”고 했다.

이종훈은 끝으로 “나 같은 놈, 항상 최고라고 인정해줘서 고마웠고 진짜 이젠 스트레스 받지 말고 어머니랑 같이 편히 쉬어. 너무너무 사랑해 지선아. 영원히 잊지 않을게”라고 애도했다.

박지선과 이종훈은 개콘 ‘귀신이 산다’ 등 코너를 함께했다. 박지선은 과거 인터뷰에서 “(공연 도중) 내 첫 뽀뽀 상대가 이종훈 선배였다. 그 뒤로 박성광 오빠, 장동민 선배, 한민관 선배를 거쳤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다음은 이종훈 인스타그램 추모글 전문.
지선아..너무너무 슬프다..진짜 눈물이 멈추지 않아..
너무도 착하고 순했었던 너이기에 너무 마음이 아파..
항상 칭찬해주고 최고라고 엄지척 해주던 니 모습이 자꾸 떠올라서 눈물이 멈추지 않아.. 이렇게 슬퍼본 적이 있었나 싶어..내가 제작진들 때문에 힘들어할때 니가 그랬지 선배 내가 열심히 공부해서 피디 할테니까 그때 선배 하고 싶은 개그 다해요 선배가 하는 개그는 다 재밌으니까..그렇게 나한테 힘을주던 후배였는데..후배지만 이렇게 선배처럼 멋있게 달래줄 줄 아는 착한 아이였는데..
언제 전활해도 선배님~~하면서 밝게 전화받아준 너무 착한 아이 지선아..너무 마음이 아프다..
그래도 개그콘서트 같이할 땐 서로 고민 얘기도 하고 수다도 잘 떨고 했었는데..너무 미안해..더 잘 보살피지 못해서..남한테 못된 말 할 줄도 모르고 어떤 농담도 잘 받아 웃어주고 누구랑 싸우는 모습 한번도 보이지 않았던 우리 지선이..그렇게 똑똑한 아이면서도 항상 배우려고 하나하나 물어보곤 했던 우리 지선이...
너무 보내기 싫다 지선아.. 진짜로 이게 다 꿈이었음 좋겠어...내가 내일 전화해서 지선아 내가 어제 이런 꿈을 꿨다니깐 하고 너한테 전화 걸면 푸하하 웃는 니 웃음이 너무 듣고 싶다..
나 같은 놈 항상 최고라고 인정해줘서 고마웠고..
진짜 이젠 스트레스 받지 말고 편히 쉬어..
어머니랑 같이 편히 쉬어...
너무너무 사랑해 지선아....
영원히 잊지 않을게...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