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빈 도심에서 2일 저녁(현지시간) 발생한 총격 테러 도중 사살된 용의자는 테러 단체에 가담하려 했던 20세 청년인 것으로 알려졌다.
3일 AP통신에 따르면 카를 네하머 내무장관은 사살된 용의자가 북마케도니아에 뿌리를 둔 쿠즈팀 페즈줄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용의자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하기 위해 시리아로 여행을 가려다 적발됐으며, 테러 단체 가담 시 처벌하는 법률에 따라 2019년 4월 징역 22개월을 선고받았다”고 전했다.
통신은 “다만 이 용의자가 소년법의 적용을 받아 같은 해 12월 석방됐다”며 “급진화하는 것을 막는 상담 프로그램을 기만해 조기 석방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당시 용의자를 변호했던 니콜라우스 라스트는 “페즈줄라이가 평범한 가정 출신이었지만 IS를 독립된 생활을 위한 티켓으로 여겼다”고 전했다.
페즈줄라이는 법정에서 “오스트리아에서 차별을 받은 적은 없었다”고 털어놨다. IS에 가담하려던 동기에 대해서는 “집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나는 더 나은 삶을 기대했다. 내 집과 내 수입”이라고 했다.
그는 처음에는 아프가니스탄 카불로 가려고 했지만 입국에 필요한 비자가 없어 실패했고, 이후 시리아로 가기 위해 2018년 9월 터키로 출국했다가 이틀 만에 적발돼 오스트리아로 송환됐다고 한다.
네하머 장관은 “페즈줄라이가 범행 당시 무고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혐오스러운 공격을 수행하기 위해 가짜 폭발물 조끼와 자동소총, 권총, 흉기를 지니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15건의 가택 수색이 진행됐고 여러 명이 체포됐다”고 알렸다.
앞서 2일 오후 8시쯤 빈 도심 6곳에서 잇따라 총격이 발생해 현재까지 시민 4명이 사망하고 22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빈에서 끔찍한 테러 공격이 벌어졌다”면서 “우리 경찰은 테러 공격의 가해자들에게 단호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