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대학교 한 교수가 자녀와 조카에게 장학금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3일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양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장학금 몰아주기’ 논란에 휩싸인 A교수의 딸은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총 9차례에 걸쳐 교외장학금 1000만원을 받았다. A교수의 조카 역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700만원에 달하는 같은 교외장학금을 5차례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이 똑같이 받은 교외장학금은 A교수가 유치한 장학금이다. 수혜 학생 추천 권한 역시 A교수에게 있다. 조카의 경우 이외에 ‘이주현 장학금’ 100만원도 차지했다. 이 장학금들은 모두 ‘가정형편이 곤란하거나 학업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혜택을 받게 돼 있다.
윤 의원은 장학금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조건의 두 사람이 A교수의 권한 남용으로 부당하게 이를 받아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이주현 장학금은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무역학과 졸업생 이주현씨의 유족이 “가정형편이 어려운 딸의 후배들을 위해 써달라”며 기탁한 것이다. 그러나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경영대학 소속이 아니면서 이 장학금을 받은 사람은 A교수 조카가 유일하다.
윤 의원은 “장학금 특혜 의혹은 소위 ‘부모 찬스’를 이용해 기회의 평등과 교육의 공공성을 무너뜨리는 행위”라며 “정부 차원의 실태 조사와 제도 개선도 이뤄져야 하고 학교도 공정한 학사관리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양대 측은 “규정을 어겨 장학금이 지급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장학금 제도에 공정성을 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