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에게 홍남기는 경제사령탑이지만…‘사의 고수’에 교체 가능성

입력 2020-11-03 21:50

청와대는 3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사표 제출과 관련해 “반려 및 재신임이 최종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가 코로나19 속에서도 경제 문제에서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 때문이다. 하지만 홍 부총리가 문 대통령의 사표 반려 이후에도 국회에서 사의를 고수하면서 연말로 예상되는 개각에서 교체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강민석 대변인은 이날 홍 부총리의 사의 표명이 알려지자 2차례 문자메시지를 통해 “오늘 국무회의 직후 대통령께서 홍 부총리를 면담했다”며 “홍 부총리가 사의를 표명했으나 대통령께서는 격려하면서 신임을 재확인하고 반려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2차례에 걸쳐 재신임 사실을 발표한 것은 홍 부총리가 대통령 면담, 청와대의 공식 ‘반려’ 발표 이후에도 국회에서 이 사실은 빼놓은 채 사의만 강조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홍 부총리가 대통령의 인사권을 존중해서 국회에서 반려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사표 반려는 경제팀을 이끄는 홍 부총리가 ‘경제에서 기적 같은 선방을 했다’는 평가 때문으로 해석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코로나 재확산 와중에도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9%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경제성장률이 가장 높은 나라로 전망된다”며 “이렇게 선방한 경제 수장을 교체한다면 그게 오히려 뉴스 아니냐”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홍 부총리에게 비공개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8월 중순 이후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내수와 고용 충격에도 불구하고 경제팀이 수고를 많이 했다”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월에도 “경제부총리가 경제 사령탑으로서의 총체적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이미 반려한 사표임에도 홍 부총리가 이를 국회에서 공개 언급한 것은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홍 부총리를 엄호해 온 청와대로서도 불쾌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홍 부총리가 내년도 예산안이 통과되는 시점에 맞춰 교체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