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내년 1월 8차 당대회를 계기로 지위가 격상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또 김 위원장은 체중이 140㎏대로 급증했지만 건강엔 이상 징후가 없다고 밝혔다.
국회 정보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3일 국정원 국정감사 이후 브리핑을 통해 “국정원이 내년 1월 8차 당대회 때 정치국 후보위원인 김 제1부부장의 당 직책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김 제1부부장이 위상에 걸맞은 당 직책을 부여받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김 제1부부장이 외교·안보분야 뿐만 아니라 지난달 10일 열린 당 창건 75주년 행사를 총괄하는 등 국정 전반에 관여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하 의원은 또 “김 위원장도 8차 당대회 때 지금 직책인 원수에서 김일성·김정일과 같은 대원수급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당국이 내년 1월 8차 당대회를 민심 수습 및 대내외 국면 타개 목적으로 활용하면서, 충성 맹세 의식을 위한 열병식을 다시 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지난달 열린 당 창건 기념 열병식 때 동원된 장비들이 여전히 평양에 잔류하고 있는 동향이 포착됐다.
김 위원장은 집권 초기인 2012년 8월엔 체중이 90㎏대였지만, 현재는 140㎏대로 8년간 연 평균 6∼7㎏ 늘었다고 한다. 다만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현재 30대인 만큼 건강엔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 의원은 “김 위원장은 2014년 때 발에 물혹이 있어서 지팡이를 짚고 잘 걸어다니지 못했지만 (지금은) 정상보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또 김 위원장이 지난 9월 발생한 우리 공무원 사살 사건과 관련해 경위 조사를 지시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첩보 상으로 (북한의) 시신 수색 관련 정황이 있었다”며 “김 위원장 지시에 따라 사건 경위 조사 지시도 포착됐다”고 했다. 국회 정보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김 위원장의 지시는 통지문 이외에 새롭게 재조사하라는 지시인가’라는 질문에 “저희는 그렇게 이해했다”고 답했다.
지난 9월 북한이 청와대에 보낸 통지문에서 설명한 사건 경위를 새로 조사하라는 뜻으로 해석했다는 의미다. 북한은 공무원 사살 사건 직후 통신망 노출을 인지, 통신망 이용량을 줄이고 통신보안도 대폭 강화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할 수 있는 잠수함 2척을 새롭게 건조 중인 사실도 보고했다. 또 미국 대선 이후 특별한 도발 징후는 없다고 분석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