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3일 문재인 대통령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사표를 반려했다고 공지하며 “재신임했다”고 표현했다. 홍 부총리가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경제 문제에서 선방하고 있다는 게 청와대의 평가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공개적으로 홍 부총리에 대해 “수고를 많이 했다” “잘하고 있다”고 격려한 바 있다.
강민석 대변인은 이날 홍 부총리의 사의 표명이 알려지자 문자 메시지를 통해 “홍 부총리는 국무회의 직후 대통령께 사의를 표명했으나, 대통령은 바로 반려 후 재신임했다”고 공지했다. 사의 표명이 아니라 재신임이 핵심이라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문 대통령의 즉각적인 사표 반려는 경제팀을 이끄는 홍 부총리가 “경제에서 기적 같은 선방을 했다”는 평가 때문으로 해석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지금 코로나 재확산 와중에도 한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9%다. OECD 국가 중에서 경제성장률이 가장 높은 나라로 전망된다”며 “이렇게 선방한 경제 수장을 교체한다면 그게 오히려 뉴스 아니냐”고 했다. 또 이번 부동산 재산세 인하 기준과 주식양도세 대주주 기준 결론은 당정청이 토론을 거친 결정일 뿐 경제팀의 ‘정책적 실수’는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여러 차례 홍 부총리에 대한 신뢰를 강조한 바 있다. 지난달 20일 문 대통령은 홍 부총리에게 비공개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8월 중순 이후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내수와 고용 충격에도 불구하고 경제팀이 수고를 많이 했다”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월에도 새해 예산안 관련 보고를 받으면서 “OECD 37개국 가운데 성장률 1위가 전망될 정도로 경제부총리가 경제 사령탑으로서의 총체적 역할을 잘하고 있다”면서 자신감 있게 정책을 추진하라고 격려했다.
야당에서 부동산 문제 등을 두고 홍 부총리의 경질을 요구하는 고비 때마다 홍 부총리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다. 문 대통령이 특정 장관을 공개적으로 격려하고 칭찬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