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가린 조국·정경심’ 병원 안내문에 벌어진 갑론을박

입력 2020-11-03 16:19
논란이 된 부산 한 병원 안내문.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부산 한 병원에 붙은 망사마스크 금지 안내문이 논란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정경심 동양대 교수 부부와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 사진을 눈만 가린 채 무단 사용해서인데, 이를 본 조 전 장관은 “분명한 초상권 침해”라며 분노했다.

문제의 안내문은 3일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부산 한 병원에 붙은 안내문’이라는 제목으로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는 ‘침 튀는 망사마스크 착용을 자제해 주세요’라는 문구가 크게 적혀있고 바로 아래 세 사람의 이미지가 김 의원, 조 전 장관, 정 교수 순서로 첨부돼 있다.

눈 부분이 검은색으로 모자이크 처리돼 있지만, 과거 정치권 망사마스크 논쟁 당시 언론에 자주 노출된 사진이라 누구인지 쉽게 알 수 있다. 김 의원이 지난 8월 질병관리본부를 방문하며 망사마스크를 착용했고 이를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이 비판한 바 있다. 그러자 국민의힘(당시 미래통합당) 지지자들이 재판 출석 때 망사마스크를 쓴 조 전 장관과 정 교수 사진을 사용해 반박했었다.

안내문 사진이 여러 곳으로 퍼지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는 “사진 속 주인공을 모욕하는 행위다” “아무리 잘 알려진 정치인이라고 해도 이런 식의 명예훼손은 안 된다” “법적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부적절한 안내문이라고 주장했다.

조국 전 장관 페이스북 글

조 전 장관 역시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이를 언급했다. 그는 안내문 사진과 병원 이름이 공개된 글을 공유하며 “초상권 침해가 분명하네요. 부산 페친분들 사실 부탁드립니다”라고 썼다. 이에 지지자들도 병원 측에 분노하는 댓글을 달아 공감했다.

다만 “(사진 속 주인공들이) 잘 알려진 공인이고 상업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초상권 침해는 과도한 주장”이라는 취지의 반대 의견을 드러낸 네티즌도 있었다.

해당 안내문은 부산 한 안과의원 선별진료소 앞에 붙어있다가 논란이 거세지자 제거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측은 연합뉴스를 통해 직원의 단순 실수라는 해명을 한 상태다. 한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가 크고 어르신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올바른 마스크 착용이 필수인데 망사용 마스크를 착용한 분들이 많아 마스크를 부착하게 됐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이어 “젊은 직원이 인터넷으로 검색한 사진이며 누구인지 모르고 사용했는데 이렇게 논란이 될 줄 몰랐다”며 “단순 실수이며 어떠한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어서 이같은 상황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