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깜짝 실적을 낸 두산인프라코어가 중국 시장 점유율을 높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예상을 뛰어넘은 실적이 현재 진행 중인 매각 작업에 변수가 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두산인프라코어는 3일 중국 옌타이에 있는 중국법인(DICC)이 20만호기 굴착기를 생산했다고 밝혔다. 1994년 중국에 진출한 후 26년 만에 달성한 기록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3분기 중국시장에서 3089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55%나 성장했다. 관계자는 “중국 굴착기 시장이 올해 초 코로나19로 위축됐으나 3월 이후 빠르게 회복했다”며 “올해 시장 규모가 27만5000대까지 성장하며 판매 기록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 회사는 올해 3분기 176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지난해(1546억원)보다 14% 증가했다고 지난달 29일 공시했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배기가스 규제가 내년 말에서 2022년 말로 1년 연기될 가능성이 커 내년에도 건설 기계 시장은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봤다.
업계 안팎에선 두산그룹이 진행 중인 인프라코어 매각이 불확실해졌다는 말이 나온다. 실적 호조에 매각가격이 높아질 수 있어서다. 시장에선 인프라코어 가치를 8000억원 안팎으로 보고 있지만 실적 발표를 계기로 두산이 1조원 이상을 원할 가능성이 생겼다. 앞서 두산은 지난 4월 산업은행으로부터 3조6000억원을 지원받는 대신 계열사 매각, 유상증자를 추진해 3조원의 자구안을 마련키로 했다.
매매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두산이 인프라코어 매각 계획을 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두산은 이미 올해 두산솔루스, 두산타워 등을 매각하며 3조원 중 절반 이상을 확보했다. 두산중공업은 1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나머지 돈은 인프라코어를 매각하지 않고도 천천히 채우면 된다는 계산이 나올 수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GS건설 유진기업 등 6곳이 뛰어든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은 일정에 차질이 없는 한 올해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