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급제폰+알뜰요금제’, 새 폰 장만하는 트렌드

입력 2020-11-04 04:00


이동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자급제 단말기를 구매하고, 알뜰폰 요금제에 가입해 스마트폰을 장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통 3사의 5G 요금제가 품질에 비해 비싸다는 논란이 여전하고, 스마트폰 단말기에 대한 공시지원금도 전보다 크게 줄어들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정부는 지속적으로 알뜰폰 요금제 가격을 낮춰 통신비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5만원대 초반에 데이터 200GB 5G 요금제 출시 가능해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일 5G 요금제 2종의 알뜰폰 도매대가를 인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9GB(기가바이트) 요금제의 도매대가를 기존 3만6300원에서 3만4100원으로, 200GB 요금제의 경우 5만6250원에서 5만1000원으로 낮췄다. LTE(롱텀에볼루션) 주력 요금제의 대가 역시 0.5~2% 포인트 낮췄다.

도매대가는 알뜰폰 사업자가 이통 3사의 망을 빌리는 대가로, 정부와 망 의무제공 사업자인 SK텔레콤이 결정한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도매대가 인하로 알뜰폰 사업자가 3만원 중반대에 9GB, 5만원 초반대에 200G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5G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원금 낮은 아이폰12, 알뜰폰 가입자 견인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가입자가 감소했던 알뜰폰은 최근 5G를 중심으로 2개월 연속 가입자가 늘면서 다시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9월 기준 알뜰폰 가입자는 736만5881명으로 전월보다 1만2148명 증가했다.

업계는 최근 애플 아이폰12 출시가 알뜰폰 가입자 증가를 끌어올리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은 국내업체의 스마트폰 대비 공시지원금이 적어 소비자들이 자급제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지난달 이머커스를 통해 진행된 아이폰12의 사전예약 판매 당시 자급제 물량이 품절되는 사태를 빚기도 했다.

알뜰폰 업계는 사용자 특성을 고려한 요금제 설계와 프로모션을 강화해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헬로모바일 운영사인 LG헬로비전은 자사 온라인몰을 통해 아이폰12 신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신제품 구성에 제외된 충전기나 1만5000원 상당의 수리비 쿠폰 등을 제공한다. SK텔링크 역시 무제한 LTE 요금제에 가입하는 고객에게 충전기를 증정한다.


알뜰폰 업계 “가입자 끌어모은다”

현재 알뜰폰 시장에는 이통 3사의 자회사를 포함한 14개 사업자가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달 skylife 모바일을 출시, 위성방송과 인터넷을 더한 결합 서비스로 가입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의 리브M은 출시 1년 만에 8만3000명의 가입자를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플래그십 프리미엄폰을 쓰면서 통신비는 아끼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알뜰폰 가입자도 증가하고 있다”며 “자급제폰에 맞춘 요금제를 지속 출시해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10%에 불과한 알뜰폰을 적극 알리고, 가입자를 끌어오는 시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