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뿌리는 일본 아이돌” 아라시 발언에 불붙은 논란

입력 2020-11-03 14:58
일본 아이돌 그룹 아라시. 버라이어티 홈페이지 갈무리

K팝 열풍의 뿌리가 일본 문화라고 주장하는 일본 아이돌 그룹 멤버의 발언이 전해져 국내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일본 아이돌 그룹 아라시 멤버 마츠모토 준은 지난 2일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와 인터뷰에서 “쟈니스(아라시 소속사)를 설립한 쟈니 키타자와는 60년 동안 일하면서 많은 보이그룹을 만들었고, 이를 글로벌 표준으로 끌어 올렸다”며 “일본 연예계뿐 아니라 아시아 대중문화 전반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지금 유행하는 아시아 팝 세대가 부상하고 있다. 이는 모두 쟈니스가 1960년대부터 했던 기초적인 것들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쟈니스 창립자가 여태 남긴 유산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면 나온 말이었다.

마츠모토 준은 또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있는 콘텐츠로 꼽히고 있는 K팝 인기에 대해 “어떠한 나쁜 감정도 가지고 있지 않고, 부럽지도 않다”고 밝혔다.

마츠모토 준은 “저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질투나 경계를 전혀 느끼지 못한다”며 “오히려 쟈니 키타자와가 수십년 전 토대를 마련한 건축이 이제 마침내 국경을 넘기 시작했다는 것(세계화)에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K팝의 뿌리가 일본 아이돌 산업에 있다고 다시 한 번 언급했다.

이어 “쟈니 키타자와가 하지 않았더라도 그 자체로 (J팝의) 유산은 계속되고, 살아있고, 건강하다”며 “키타자와가 심은 뿌리가 드디어 다른 문화와 국가에서 꽃을 피운 것”이라고 말했다.

마츠모토 준이 언급한 쟈니 키타자와는 일본 아이돌 산업의 대부로 꼽혔던 인물이다. 노래하고 춤추는 미국의 보이그룹 개념을 최초로 일본에 가져가 교육생 시스템을 구축한 쟈니스 사무소 설립 후 아라시를 비롯해 스마프(SMAP)와 카툰(KAT-TUN) 등 수많은 인기 아이돌을 배출했다. 1974년부터 2010년까지 쟈니스 출신 가수가 일본 오리콘 차트 1위에 오른 기록은 232회에 달한다. 지난해 7월 뇌출혈로 사망했다.

해당 내용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며 국내 누리꾼들은 분노하고 있다.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 K팝 세계화의 공을 일본이 가로채려는 수작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일부 누리꾼은 미 버라이어티 홈페이지에 직접 찾아가 반박 댓글을 달기도 했다.

더 버라이어티 홈페이지 캡처

더 버라이어티 홈페이지 캡처

한 누리꾼은 “요즘 일본인들은 아라시가 보여주는 것처럼 열등감 콤플렉스를 겪고 있는 것 같다. 그들은 일본인들이 K팝에 영향을 미쳤고 K팝 성공은 국가 프로젝트 때문이라고 사실을 조작하기 시작한다”며 “이 주장 중 어느 것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K팝 대성황을 직접 목격한 한국인인데 난 쟈니스를 들어본 적도 없다. 케이팝의 뿌리는 ‘서태지와 아이들’이다”라고 반박했다.

이외에도 많은 누리꾼들은 “말도 안되는 소리” “K팝의 뿌리는 J팝이 아니다. 꿈깨라” “K팝은 그냥 K팝이다” 등 마츠모토 준의 발언을 반박하는 글을 잇따라 올리며 반발하고 있다.

최근 아라시는 브루노 마스와 협업한 디지털싱글 ‘Whenever You Call’을 발매하며 미국 지역에서 활동을 개시했다.

송다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