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가 3일 시각 장애 학생을 위한 특수학교인 국립 서울 맹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청와대 인근 집회 시위로 학생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호소와 관련해 “대통령이 너무너무 미안하다고 전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이날 인사말에서 “오늘 제가 여기 맹학교에 온다고 그랬더니 우리 남편이, 대통령이 그랬다. ‘너무너무 미안해. 그 얘기 꼭 전해 주고 나도 꼭 가고 싶었어’ 그러면서 그 이야기가 튀어나왔다”며 “청와대 지척인데 여러 가지 사회적인 시위니 집회니 있어서 학생들이나 일단 교육, 교통에 방해, 소음에 의해서 학교 교육 지장 이런 것들 때문에 아이들이 고통받고 있고, 학부모들도 참다 참다 이런 이야기를 하신다는 이야기를 매번 들으면서, 그 고통이 저희는 인근에 있어서 그 소음과 너무 뼈저리게 뼛속 깊이 느껴졌다”고 했다.
서울 맹학교는 청와대에서 500여m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있는데 청와대 인근 집회가 이어지면서 학생들의 등교와 수업에 고통을 받는다고 호소해왔다. 학부모들은 지난 4월엔 청와대 인근 무분별한 집회를 막아달라는 대응 집회를 열기도 했다.
김 여사는 이어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이제 집안에서 돌봐야 되고, 원격 교육해야지 되고 이런 것들에, 교사는 건강도 지키랴 교육도 같이 하랴 하는 학부모의 고통이나 교사들의 노심초사하는 마음들이 전해졌다”며 “너무너무 감사드리고 싶고, 그러나 또 위기를 넘겨야 되는 것이니 다 같이 슬기롭게, 그러나 그 슬기로움 속에는 인내심도 함께하는 것이니까 같이 참아줬으면 하고 빨리 끝냈으면 하는 바람을 늘 갖고 있다”고 격려했다.
서울맹학교는 1913년 개교한 한국 최초의 특수학교로, 김 여사는 이날 ‘점자의날’ 기념 점자퀴즈 대회에 참여해 학생들을 격려했다.
김 여사는 “점자에 사용되는 6개의 점은 손끝으로 세상을 보게 하는 아름다운 점”이라며 “시각장애인들의 꿈이 장애물에 가로막히지 않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또 전교생에게 보온병과 함께 “꿈이 닿지 못하는 곳은 없습니다. 여러분의 꿈을 응원합니다”라는 말이 점자로 적힌 카드를 선물하기도 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