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뼉 스매싱 비웃는 얄미운 모기, 특급비결 있었네~

입력 2020-11-03 13:28 수정 2020-11-03 14:04
연합뉴스

늦가을 밤의 불청객 모기가 인간의 손길을 피해 도망칠 수 있는 비결이 일본 연구진에 의해 규명됐다. 어둠 속에서도 더듬이만으로 기류를 감지하는 뛰어난 촉각과 1초에 600∼800회의 빠른 날갯짓이 비밀이었다.

3일 일본 치바대 대학원 나카타 도시노리 박사는 ‘겐다이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모기의 생태학적 특성과 함께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그는 벌레의 날갯짓이 주변 공기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연구해 오다 2013년부터 모기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기 시작했다.

연구 결과 나카타 박사는 모기가 더듬이로 기류를 감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는 “모기는 날갯짓으로 생긴 기류가 벽 같은 장애물에 부딪혀 흐트러지는 것을 감지해 부딪치지 않고 난다”며 “더듬이에 붙은 ‘존스턴기관’에서 몸길이의 10배가량인 3∼4㎝ 앞의 기류 혼란을 감지할 수 있다. 공기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초고감도 센서가 모기의 몸에 갖춰져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모기가 인간의 손을 피해 민첩하게 도망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날갯짓으로 만들어진 기류가 모기를 잡으려고 휘젓는 손에 닿으면 더듬이로 포착해내는 방식이다.


나카타 박사가 모기 더듬이 외에도 역학적으로 주목한 부위는 날개였다. 고속카메라 촬영과 시뮬레이션 기법으로 조사한 모기는 초당 600∼800회, 진폭은 40도가량 세밀하고 빠른 날갯짓을 했다. 모기와 비슷한 크기의 초파리는 초당 200회 정도 날갯짓을 한다. 손의 위치를 파악한 뒤에는 빠른 날갯짓으로 도망가는 것이다.

나카타 박사는 “지금까지 최소 진폭(90도)으로 날갯짓하는 곤충은 꿀벌이었다. 모기가 꿀벌의 절반 이하 진폭으로 나는 것 자체가 놀랍다”며 “모기는 스스로를 떠받치는 특수 기류를 만들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나카타 박사는 이러한 모기의 특성을 드론 개발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드론에 초음파 감지장치나 카메라를 달지 않고도 모기처럼 장애물을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