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학교 찾은 김정숙 여사 “남편이 집회 소음 미안하다해”

입력 2020-11-03 13:15 수정 2020-11-03 14:25
김정숙 여사가 3일 서울 종로구 서울맹학교에서 '손끝으로 만나는 세상'을 주제로 열린 제94주년 점자의날 기념 점자대회에 참석해 점자찍기 체험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3일 오전 서울맹학교에서 열린 제94주년 ‘점자의 날’ 기념 점자대회 행사에 참석해 “손끝으로 세상을 보게 하는 여섯 개의 점은 시각장애인들과 세상을 잇는 아름다운 점”이라고 강조했다.


김 여사는 이날 초등부 학생들과 함께 점필로 점자판 점간에 여섯 개의 점을 찍는 ‘옹옹옹’ 손풀기 점자 찍기, 숫자를 글자로 바꾸는 점자 퀴즈 등 다채로운 활동에 참여했다. 서울맹학교는 개교 107년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 최초의 특수학교(1913년 개교)다.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 전공과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김 여사는 점자 체험과 점자 퀴즈를 마친 뒤 “시각장애인들의 꿈이 장애물에 가로막히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서울맹학교 전교생에게 보온병과 함께 카드도 건넸다. 카드에는 서울맹학교 졸업생이 학교 담장 벽화에 남긴 ‘세상 사람들이 눈으로 길을 볼 때 난 마음으로 세계를 본다’는 말에 이어 ‘꿈이 닿지 못하는 곳은 없습니다. 여러분의 꿈을 응원합니다’라는 말이 점자로 적혀 있었다.


김 여사는 점자대회 참석 후 간담회에서 박백범 교육부 차관과 서울맹학교 김은주 교장, 배인용 운영위원장, 김경숙 학부모회장 등과 시각장애 학생들의 학습과 돌봄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김 여사는 “제가 맹학교에 온다고 했더니 우리 남편, 대통령이 ‘너무 너무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꼭 전해 달라. 나도 꼭 가고 싶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 여사는 “서울맹학교와 가까운 청운파출소 인근에서 열리는 각종 집회시위 소음으로 학생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는 걸 안다”며 “저희도 인근에 있어서 그 고통과 소음이 뼛속 깊이 느껴진다. 그래서 (문 대통령의 첫 마디가) ‘미안하다’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집안도 돌보고, 원격 교육도 하는 학부모의 고통이나 건강도 지키고 교육도 해야 하는 교사들의 노심초사하는 마음이 느껴져 너무 감사드리고 싶다”며 “그럼에도 위기를 넘겨야 되니까 다같이 슬기롭게 참아줬으면 한다. 빨리 끝났으면 하는 바람을 늘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점자책이 보통의 문자처럼 아이들에게 활자화돼서 느껴지겠지 했는데, 오늘 해보니 굉장히 어렵다”며 “선생님과 어머니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는 “장애가 장애가 아닌, (우리 모두) 함께 사는 하나의 사회로 발전될 때 이 사회가 무장애 시대가 되지 않을까 싶다”며 “다함께 같이 사는 데 노력을 기울이자”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