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 외치던 월마트 돌연 “로봇 해고” 선언

입력 2020-11-03 09:23 수정 2020-11-03 10:10
월마트 직원이 온라인 주문을 확인해 물건을 담고 있다. 월마트 제공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가 ‘로봇 해고’를 선언했다. 그동안 비용절감과 운영 효율화를 이유로 로봇 도입에 적극적이었던 월마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주문이 늘면서 로봇의 역할과 사람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마트가 지난 5년간 협력했던 로봇 업체 ‘보사노바 로보틱스’와 계약을 종료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월마트는 이 업체와 함게 6피트(약 180㎝) 높이의 로봇을 매장에 배치해 왔다. 로봇은 매장 선반을 스캐닝하며 재고를 파악하는 역할을 해왔다.

올해 1월 기준으로 미국 내 월마트 4700개 점포 중 1000곳에 로봇을 배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월마트는 이 로봇들이 매장 근로자의 ‘조력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로봇은 500개 매장에만 배치된 상태로 철수하게 됐다.

WSJ는 “월마트는 지난 몇 년간 로봇이 비용을 줄이고 판매를 늘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투자자와 미디어를 상대로 이야기해 왔다”면서 “월마트가 로봇보다 더 간편하지만 유용한 방법을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월마트는 코로나19로 온라인 주문이 늘면서 근로자들이 매장 진열대에 갈 일이 많아졌고 재고 파악이나 진열 방식의 문제 등을 더 많이 수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월마트는 로봇 대신 근로자들로 하여금 재고 수량과 위치 등을 파악토록 하는 역할을 맡길 계획이다.

여기에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이 로봇에 대해 거부감이 있다는 것도 한몫했다.

월마트 미국 대표 존 퍼너는 “로봇이 매장에서 일하는 모습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우려스러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월마트는 바닥 청소 로봇 등 다른 로봇은 지속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