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가 ‘로봇 해고’를 선언했다. 그동안 비용절감과 운영 효율화를 이유로 로봇 도입에 적극적이었던 월마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주문이 늘면서 로봇의 역할과 사람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마트가 지난 5년간 협력했던 로봇 업체 ‘보사노바 로보틱스’와 계약을 종료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월마트는 이 업체와 함게 6피트(약 180㎝) 높이의 로봇을 매장에 배치해 왔다. 로봇은 매장 선반을 스캐닝하며 재고를 파악하는 역할을 해왔다.
올해 1월 기준으로 미국 내 월마트 4700개 점포 중 1000곳에 로봇을 배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월마트는 이 로봇들이 매장 근로자의 ‘조력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로봇은 500개 매장에만 배치된 상태로 철수하게 됐다.
WSJ는 “월마트는 지난 몇 년간 로봇이 비용을 줄이고 판매를 늘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투자자와 미디어를 상대로 이야기해 왔다”면서 “월마트가 로봇보다 더 간편하지만 유용한 방법을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월마트는 코로나19로 온라인 주문이 늘면서 근로자들이 매장 진열대에 갈 일이 많아졌고 재고 파악이나 진열 방식의 문제 등을 더 많이 수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월마트는 로봇 대신 근로자들로 하여금 재고 수량과 위치 등을 파악토록 하는 역할을 맡길 계획이다.
여기에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이 로봇에 대해 거부감이 있다는 것도 한몫했다.
월마트 미국 대표 존 퍼너는 “로봇이 매장에서 일하는 모습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우려스러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월마트는 바닥 청소 로봇 등 다른 로봇은 지속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