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통신비 지원에 10월 소비자물가 0.1% ‘찔끔’ 상승

입력 2020-11-03 08:52 수정 2020-11-03 09:58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 달 만에 다시 0%로 떨어졌다. 정부의 통신비 2만원 지원 정책에 휴대폰 요금이 줄며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끌어내렸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전세 매물부족 현상이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집세는 2018년 8월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통계청은 3일 ‘10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1% 상승했다. 이는 6월 0.0% 이후 가장 작은 상승 폭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월 1%대를 유지하다 4월 0.1% 이하로 하락했었다. 이후 8월까지 -0.3~0.7%를 기록했고, 9월 1.0%로 회복했지만 지난달 다시 0%대로 내려갔다.

통계청은 정부가 4차 추가경정예산으로 지급한 2만원 통신비 지원(만 16~34세, 만 65세 이상)이 전체 물가를 0.72% 포인트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지출목적별 소비자물가지수를 살펴보면 통신 부문은 지난해보다 14.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국제유가 하락 등 영향으로 석유류 가격이 전체 물가를 0.61% 포인트 끌어내렸다. 공업제품은 저유가 영향에 1.0% 떨어졌고, 전기·수도·가스도 1년 전보다 4.0% 내렸다.

반면 10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9% 상승했다. 여름 장마·태풍이 장기화한 영향으로 신선채소와 신선과실 가격이 각각 20.3%, 28.9% 상승했다. 특히 양파는 1년 전에 비해 70.7% 올랐다. 다만 통계청은 최근 기상여건이 양호해 신선채소는 가격 상승폭이 9월(34.9%)보다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집세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5% 상승했다. 2018년 8월 0.5%를 기록한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전셋값이 0.6%, 월세는 0.3% 각각 올랐다. 전셋값은 지난해 2월 0.6% 오른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을 제외한 장기 물가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1년 전보다 0.1%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0.3% 하락했다. 1999년 9월 -0.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