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화상에 치아 다 빠진 6세 여아… 中 아동학대 공분

입력 2020-11-03 08:35 수정 2020-11-03 10:02
수개월간 친모의 남자친구에게 폭행을 당한 6세 소녀 통통(오른쪽)이 친아버지(왼쪽)와 함께 얼굴을 맞대고 있다. 통통은 온몸에 화상을 입고 머리가 빠지는 등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 웨이보

중국 랴오닝성 푸순시에서 6세 여자아이가 친모와 그의 남자친구에게 심한 학대를 받은 사건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1일 중국 환구시보망과 CCTV 등에 따르면 통모씨는 리우라는 여성과 2011년 결혼해 2014년 딸 통통(가명)을 낳고 2018년 12월 이혼했다. 아이의 양육권은 친모인 리우가 가졌으나 실질적으로 통이 딸을 돌봐 왔고 지난 1월 리우에게 딸을 보냈다.

학대가 알려진 건 지난 5월이었다. 당시 리우는 자신의 어머니(통통의 외할머니) 자오에게 전화를 걸어 “애가 목욕하던 중 화상을 입고 넘어져서 크게 다쳤는데 돈이 없어 검사를 못 받는다”고 했다. 자오는 5만 위안(850만원)을 급히 송금하고 병원에 갔다.

의사는 그러나 통통이 단순히 넘어져 다친 게 아니라 수개월 동안 학대받아 온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당시 통통은 화상과 골절상이 심한 상태였다. 머리를 포함해 전신 대부분이 붕대로 감겨 있었고 이도 빠져 있었다.

외할머니가 통통에게 물은 결과 리우의 현재 남자친구인 천모씨가 아이에게 뜨거운 물을 붓고 때리는 등 수개월간 학대한 사실을 알게 됐다. 과거에는 SNS에 ‘엄마의 귀염둥이’라는 글을 올릴 정도로 딸을 아꼈던 리우 역시 새 남자친구를 만나며 태도가 변했다.

학대당하기 전 통통의 모습. 웨이보

자오는 이 같은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다. 그는 “집을 팔아서라도 외손녀의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내 딸이지만 너무 잔인하다”고 했다.

이후 친아버지가 통통을 다시 데려와 돌보고 있다. 통통은 “아빠와 있는 지금은 좋은 날들로 가득하다. 아프지 않으면 고기를 먹으러 가고 싶은데 이가 없어서 힘들다”며 미소를 지었다.

CCTV에 따르면 이들 부녀를 위해 243만 위안(약 4억1000만원)에 달하는 기부금이 모였다. 통은 “더는 기부를 받지 않겠다. 도움이 필요한 다른 곳에 기부를 해 달라”고 부탁했다.

통통을 학대한 리우와 천은 구속됐다. 천은 아이와 친족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고의 상해죄로 기소될 전망이다. 죄가 인정된다면 형량은 최저 3년 이상이며, 법원이 가해자의 수법이 특히 잔인했다고 판단한다면 형량은 10년 이상으로 늘 수 있다.

친모 리우에게는 학대죄가 성립되는데 2년 이상~7년 이하의 형량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