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없다’는 김종인에 홍준표 “속 좁은 좁쌀 정치”

입력 2020-11-03 06:58 수정 2020-11-03 09:49
무소속 홍준표 의원. 뉴시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국민의힘이 당내 서울·부산시장 후보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것을 두고 또다시 지도부를 비판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두고는 “속 좁은 좁쌀 정치”를 한다고도 했다.

홍 의원은 2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김종인 위원장이 이미 우리 당 후보들을 모두 폄하해버려 어느 후보가 선택받더라도 상처뿐인 출마가 될 것은 자명한 이치인데 아무런 대책 없이 우리끼리 쪼개고 제외하는 속 좁은 좁쌀 정치를 어떻게 우리 지지층들이 받아주겠느냐”고 보궐선거를 우려했다.

홍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는 보궐선거의 특성상 투표율이 아주 저조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말하자면 열성적인 지지층만 투표장으로 간다는 것이다. 40%도 안 되는 투표율을 감안한다면 24개 구청장과 80% 이상 지방의원을 가진 민주당이 압도적인 조직선거, 관권선거를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산시장 선거를 두고도 “부산 조직도 상당수 와해되고 곧 저들은 부산지역 최대 숙원인 가덕도 신공항도 발표할 것인데 그걸 무슨 타개책으로 돌파하겠는가”라며 “아무나 나서면 찍어 주는 부산으로 얕잡아 보고 초선 의원에게 출마 종용도 하고 다른 중진이나 다선 의원들은 배제하면서 부산 시장감이 없다고 질러 댔으니 부산 사람들이 뿔이 나도 단단히 났다”고 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연합

그는 이어 “우리 당 최대 지지 지역인 TK(대구·경북)에서 민주당 34%, 우리 당 30%로 역전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는데도 보궐 선거도 없는 호남에 가서 표 구걸이나 한가하게 하고 있으니 참으로 보궐선거를 앞두고 하는 모습들이 가관”이라며 “호남에 가서 벼락치기 공들인다고 서울, 호남 분들이 보궐선거 때 우리 당으로 즉시 돌아오겠느냐”라고 김 위원장과 지도부의 호남 행보를 비판했다.

홍 의원은 “김종인 위원장이야 그냥 나가 버리면 그만이지만 이 당을 지켜온 우리만 또다시 형극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며 “야당이 왜 이래? 우리 지지층들의 아우성이다”라고 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전날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권영세·박진 의원, 나경원·김성태·이혜훈·김용태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과 만찬을 했다. 이 자리에서 “당내 후보를 너무 폄하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김 위원장은 “그러면 당내 후보들이 분발하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