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의 많은 부분을 바꾼 코로나19는 사람들의 식문화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외식 대신 직접 식재료를 구입해 집밥을 해먹는 사람들이 늘자 유통업계는 당일 들여온 신선식품을 점심 혹은 저녁시간에 딱 맞춰 배송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며 경쟁력 갖추기에 나섰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증가한 집밥 수요에 따라 온·오프라인 유통업계가 각자의 특색을 내세운 빠른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식품관 투홈은 이날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당일 낙찰된 킹크랩, 랍스터, 대게를 직접 쪄 고객 집으로 배달해주는 ‘크랩스토어 투홈’ 서비스를 선보였다. 투홈 온라인 홈페이지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전날 밤 12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 경매에서 낙찰된 킹크랩, 랍스터 등 수산물이 노량진 수산시장의 찜 전문 업체에서 조리된 채로 집 앞에 도착한다. 점심시간(오후 12~1시)이나 저녁시간(오후 5~7시) 중 희망하는 시간에 맛볼 수 있도록 조리 후 2시간 내에 배달된다.
홈플러스도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배송 바로 직전에 작업된 모둠회를 오후 6~8시 사이에 당일 배송 받을 수 있는 ‘홈플 어시장’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홈플러스는 수산물 전문기업 ‘바다자리’와 손잡고 활어회 당일 배송 서비스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투홈의 서비스와는 조금 다르다. 다만 고객이 오후 2시 전까지 홈플러스 앱에서 회 상품을 주문하면 당일 오후 저녁시간에 싱싱한 활어회를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생산부터 배송까지의 유통 과정을 대폭 단축해 신선도를 극대화한 신선식품을 집 앞으로 배송하는 서비스도 이어지고 있다. 위메프는 지난달 현지 직배송 서비스 ‘갓신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배송 전날 수확한 농·수·축산물을 현지에서 고객의 집으로 곧장 배송하는 방식으로 유통 단계를 대폭 줄였다. 위메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도 좋은 품질의 신선식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같은 서비스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풀무원 계열의 올가홀푸드도 생산부터 배송까지 단 하루가 소요되는 신선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주문 후 24시간 내 항공 직송되는 ‘ASC인증 노르웨이 항공직송 생연어’, 아침에 산란한 동물복지인증 유정란을 하루 만에 고객에게 배송하는 ‘갓 낳은 자유방목 동물복지 유정란’ 등이다. 위메프와 올가홀푸드의 이 같은 시도는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으로 통하던 신선식품 카테고리를 온라인으로도 확장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업계는 집밥 수요가 늘면서 더 신선하고 품질 좋은 식재료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계속 될 것이라 보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사람들이 신선식품을 찾는 이유는 옷, 가방 등을 구매하는 것과는 다르다”며 “오늘 저녁에 해먹을 수 있는 신선한 재료 찾기를 유통업체가 대신 해줌으로써 소비자의 편의성이 높아지는 만큼 이 부분에서 강점을 갖추기 위한 유통업계의 시도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