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의 ‘심장’ 서울에서 고양으로 바뀐다

입력 2020-11-03 06:00 수정 2020-11-03 06:00
세계태권도연맹과 북한 주도의 국제태권도연맹 시범단이 지난해 4월 11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 올림픽 박물관에서 태권도의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 25주년을 기념하는 합동 공연을 펼치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이 본부를 서울에서 경기도 고양으로 이전하는 첫 테이프를 끊었다. 연맹은 올림픽 태권도를 주관하는 단체다. 이제 세계 태권도의 ‘심장’은 서울에서 고양으로 옮겨진다.

연맹은 2일 “오전 고양시 청사에서 연맹 본부 이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며 “시는 연맹 본부 건물을 제공하고, 연맹은 주최·주관 대회와 회의를 고양에서 개최하도록 노력하기로 상호 협약했다”고 밝혔다.

연맹과 시는 이번 협약에서 태권도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양을 세계 스포츠산업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협력을 약속했다.

연맹 본부는 현재 서울 중구 태평로에 있다. 고양시는 연맹 본부를 유치하기 위해 일산서구 대화동 제3킨텍스 인근에 건축면적 4만7060㎡, 10층 규모의 건물을 2025년까지 건립할 예정이다. 이 건물이 완공되면 연맹은 서울에서 고양으로 본부 이전 작업을 시작한다. 건물에는 사무 공간 외에도 역사관, 훈련장, 편의시설이 마련된다.

조정원 연맹 총재는 “이재준 고양시장의 태권도에 대한 애정과 결단력으로 연맹 본부가 창립 50여년 만에 독립된 본부 건물을 확보하고 세계 210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안정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면서 “시가 국제 스포츠산업도시 및 남북 스포츠 교류의 거점 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이재준 시장은 “2022년 품새대회 개최와 연맹 본부 이전을 통해 시의 스포츠 유관산업이 활성화되고 고용 창출 등 지역경제 육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연맹 본부 이전 대상 도시로 고양을 택한 조 총재와 연맹에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고양은 서울보다 가까운 인천공항과 접근성, 주요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저변을 가진 도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연맹 산하 210개 회원국, 각국 체육단체와 왕래가 많은 연맹의 입장에서는 본부를 두기에 적합한 장소로 평가된다. 다만 올림픽 유일의 한국 종주국 종목인 태권도의 상징성을 나타내는 의미로 수도 서울에 본부를 둬야 한다는 의견도 태권도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