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수형생활 끝까지 한다는 각오… 95세에 나올 것”

입력 2020-11-02 17:09 수정 2020-11-05 16:06
국민의힘 장제원(왼쪽부터), 권성동 의원과 조해진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이명박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79) 전 대통령이 2일 서울동부구치소에 재수감 되면서 “나를 구속할 수 있어도 진실을 가둘 수는 없다”는 말을 남겼다. 251일 만에 재수감 된 이 전 대통령의 남은 형기는 16년이다. 만기 출소시 95세가 된다.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이명박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한 유튜버가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는 가운데 지지자(오른쪽)가 '경제 살리고 국격 높인 이명박 대통령 석방하라'는 문구의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이 전 대통령의 서울 논현동 자택에는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 측근 40~50명이 모였다. 이 전 대통령은 점심식사 후 12시30분쯤 응접실에서 측근들과 1시간가량 대화를 나눴다. 측근들은 장기간의 수형생활에 대한 걱정과 위로의 말을 건넸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은 담담한 표정으로 “수형생활을 끝까지 한다는 각오로 들어간다. 열심히 건강을 챙겨서 95세까지 있다가 나올 테니 너무 걱정 말아라”고 말했다고 한다.

자택 앞에선 이 전 대통령의 무죄를 주장하는 시민들과 사죄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엇갈렸다. 이 전 대통령은 오후 1시46분쯤 검은색 제네시스 차량을 타고 자택을 출발했다. 검찰로 이동하는 중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 국민들에게 남길 말이 있는지 물어봤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은 “당신들에게 말한 대로 ‘몸은 가둘 수 있지만 진실은 가둘 수 없다. 믿음을 갖고 수형생활 하겠다’고 전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오후 2시쯤 서울중앙지검 주차장에 도착했다. 주차장에서 10여분간 신원 조회, 형 집행 고지 절차를 거친 후 검찰이 제공하는 차량을 타고 곧바로 동부구치소로 출발했다.

이 전 대통령은 앞서 수감생활을 할 때처럼 동부구치소 12층 독거실에 수감됐다. 이 전 대통령의 독거실은 화장실을 포함해 13.07㎡(3.95평) 크기다. 박근혜(68)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 독거실(10.08㎡)보다 약간 크다. 이날 저녁에는 두부버섯국과 꽁치김치조림이 제공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이 재수감되면서 박 전 대통령과 함께 전직 대통령 두 명이 다시 나란히 수감 생활을 하게 됐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 대법원 재상고심이 확정되면 87세인 2039년 만기 출소한다. 두 전직 대통령은 재판 과정에서 반성 없이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해왔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