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원 제주 티켓 ㅠㅠ’ 실적회복에도 저가항공사는 눈물

입력 2020-11-02 16:15

지난달 국내선 이용객 수가 반등하면서 코로나19 직격탄이 본격화된 지난 3월 이후 여객 수 최저 감소율을 보였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실적 90% 회복했다. 추석, 한글날 등 황금연휴를 겨냥한 항공업계의 ‘특가 전략’이 효과를 본 셈이다. 다만 출혈 경쟁이 끌어올린 실적이라 수익 창출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2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국적 항공사 8곳(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플라이강원, 제주항공, 진에어, 대한항공, 티웨이항공)의 국내선 여객 수는 547만7936명으로 실시간 집계됐다(출·도착 합계 기준). 지난해 동기(605만5846명)의 90%를 회복한 수치다. 전월(368만9836명)보다는 48.4% 뛰었다.

지난달 사회적 거리 두기 규제가 완화되고 추석 연휴(1~4일)와 한글날 연휴(9~11일)가 이어지면서 국내 여행객이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달 국내선·국제선 이용객은 560만4404명으로 지난해 동기(1079만1692명)보다 48.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3월 여객 수가 74.7%까지 떨어진 이후 가장 적은 감소율이다.

항공사별로는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등 저비용항공사(LCC) 3사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보다 많은 승객을 수송했다. 제주항공이 99만7148명으로 가장 많은 승객을 태웠다. 티웨이항공이 95만1569명을 수송했고 진에어 이용객 수는 93만5400명이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71.6%, 64.7% 감소한 87만733명, 82만2102명을 태웠다. 국제선 노선이 대부분 운항을 하지 않는 데다 대형항공사(FSC)는 화물 운송에 주력하면서 이용객 수가 LCC에 밀린 것이다.

국내선 이용객 수 반등에도 LCC업계는 웃지 못하는 분위기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너도나도 특가 상품을 내놓아 사실상 출혈경쟁이 불러온 일시적인 효과”라며 “수익 개선 효과는 매우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LCC업계는 조금이라도 현금을 충당하기 위해 7000원~1만원대의 제주행 티켓을 오픈하는 등 저가 이벤트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LCC 대부분이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 역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본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선 운항 차질이 계속돼 국내선 운항 가동률이 극대화됐지만 국내선 운임 경쟁이 매우 높아진 상황”이라며 “LCC 전반이 고정비 부담으로 인해 현금이 계속 유출되는 문제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