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우리 경제, 빠르게 회복…내년 상반기 정상궤도”

입력 2020-11-02 15:36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최근 발표된 각종 경제지표를 보면 우리 경제가 그동안의 어려움을 딛고 빠르게 회복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3분기 마지막 달인 9월의 산업 활동에서 생산, 소비, 투자 모두 동반 상승하는 ‘트리플 증가’를 나타낸 것은 4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주 예산안 시정연설에서도 “방역과 경제 모두에서 세계에서 가장 선방하는 나라가 되고 있다”고 말하는 등 최근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3분기 GDP 성장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며 플러스로 전환된 것은, 우리 경제가 1, 2분기 동안의 급격한 위축 국면에서 벗어나 확연한 성장세로 돌아섰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경제 심리도 10월 들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소비심리 지수, 기업경기 지수 모두 두 자릿수 증가를 기록했는데, 모두 11년 6개월 만의 최대 증가 폭”이라며 “이 역시 경제회복의 속도가 높아질 것을 예고하는 청신호”라고 했다. 그러면서 “방역의 성공을 이어가고, 4분기에도 경제 반등의 추세를 이어나간다면, 내년 상반기부터 우리 경제는 코로나의 충격을 만회하고 정상궤도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는 국민과 함께 방역 모범국가에 이어 경제 모범국가를 만들어내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코로나 재확산으로 프랑스와 독일 등 세계 각국이 봉쇄조치를 다시 시작하는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국내적으로도 내수진작과 소비 활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코로나 소규모 집단감염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차관급 인사에서도 청와대 비서관 출신들을 주요 경제부처 차관에 임명하는 등 경제 문제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역이 어느 정도 정상 궤도에 오른 만큼, 경제 문제를 전면에 두고 전력을 쏟는 모양새다.

당정청이 부동산 1주택자 재산세 인하 기준과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확대 등 경제 문제에 있어 접점을 찾지 못하는 것도 청와대의 장악력이 그만큼 강하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전날에도 고위 당정청이 열렸지만, 재산세를 완화할 중저가 1주택 기준에 대해 정부와 청와대는 공시지가 ‘6억원 이하’를, 민주당 ‘9억원 이하’를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주주 기준도 민주당은 ‘2년 유예’를, 정부는 기존 3억원보다 완화된 ‘개인별 5억원’을 수정안으로 제시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여권 관계자는 “재산세 인하 기준을 6억원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건 문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경제 문제는 대통령 지지율에도 민감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리얼미터가 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 지지율은 10월 3주 차 주간집계 대비 0.7%P 내린 44.9%(매우 잘함 23.4%, 잘하는 편 21.5%)로 나타났다. 반면 부정평가는 50.9%(잘못하는 편 15.6%, 매우 잘못함 35.3%)로 1.3%P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문 대통령 지지율은 서울과 여성, 30대에서 하락 폭이 컸는데 부동산 재산세 등 경제 문제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