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구속할 수는 있어도 진실을 가둘 수는 없다. 믿음으로 이겨내겠다.”
다스(DAS) 실소유 의혹으로 중형을 선고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은 2일 재수감을 앞두고 측근들에게 이같은 말을 남겼다.
이날 낮 12시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이 전 대통령 자택에 강훈 변호사, 박순자 이은재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을 비롯한 측근들이 속속 도착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주말에도 집권 당시 함께 근무했던 측근과 만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 변호사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잘 다녀오시라”고 인사하는 측근들에게 “너무 걱정하지 마라. 수형생활 잘하고 오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또 “나를 구속할 수는 있어도 진실을 가둘 수는 없다”며 “믿음으로 이겨내겠다”고도 했다.
이후 이 전 대통령은 오후 1시46분쯤 자택을 떠나 2시쯤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 간단한 신원확인 절차를 거친 뒤 곧바로 서울 동부구치소로 출발했다.
2013년 청와대에서 나온 이 전 대통령은 1992~2007년 다스를 실소유하면서 비자금 약 339억원을 조성(횡령)하고, 삼성에 BBK 투자금 회수 관련 다스 소송비 67억7000여만원을 대납케 하는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2018년 3월 22일 구속됐고, 다음 달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전 대통령은 항소심 재판이 진행되던 지난해 3월 보석으로 잠시 석방됐다. 구속 349일 만이었다. 올해 2월 2심 선고 이후 재차 구속되긴 했으나 구속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져 6일 만에 다시 풀려났다.
자유의 시간은 오래가지 못했다. 대법원은 지난달 29일 징역 17년에 벌금 130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전 대통령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만으로 94세, 한국 나이로 96세에 출소한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