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일자리를 확대하라!!’
11월3일 학생의 날을 앞두고 광주지역 특성화고 학생들이 각 학교 운동장에서 ‘고졸 일자리 확대’를 요구하는 운동장 퍼포먼스를 벌였다. 운동장 퍼포먼스에는 전국 8개 특성화고 학생 140여명이 참여했다.
학생들은 취업을 위해 특성화고에 진학했지만 매년 고졸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재난으로 고졸 취업처와 실습처가 확연히 줄어든 올해의 경우 3개월 뒤 졸업을 하는 3학년은 물론 취업을 앞둔 1·2학년 학생들까지 취업 한파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코로나로 취업 안 된 고3, 정부가 일자리 책임져라’는 피켓을 들고 운동장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후 운동장 퍼포먼스를 제안한 특성화고등학교 권리연합회는 학생의 날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학생의 날 기념주간 동안 추가로 10여개의 학교에서 이 같은 운동장 퍼포먼스를 이어갈 계획이다. 정부가 조졸다에 대한 일자리 확대를 보장할 때까지 의사표현을 이어간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8일 낮 12시에는 서울시교육청 학교보건원 2층 강당에서 전국 특성화고 학생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코로나19시대, 우리는 취업하고싶다’라는 제목의 고졸취업 활성화를 위한 학생 대표자 회의를 갖는다.
회의 참석자들은 학교별 취업현실을 공유하고 취업 활성화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참여학생들이 직접 토론회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교육부와 고용노동부에 전달한다.
<특고연 성명서>
우리는 요구한다!
취업 못 한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학생들의 일자리 확대! 정부가 책임져라!
졸업하자마자 실업자가 되는 스무살 청년들에게 1년간 ‘고졸취업급여’를 지급하라!
코로나 취업 재난,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학생은 취업하고 싶다!
올해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3학년으로 내년 초 졸업하는 학생들은 약 8만 명입니다. 이들은 ‘저주받은 2002년생’으로 초등학교 1학년엔 신종플루, 초등학교 6학년엔 세월호, 중1엔 메르스, 고3에는 코로나19를 겪으며 이제 곧 고등학교를 졸업합니다. 취업을 하고 싶지만 코로나19로 취업처가 줄어 취업이 막막한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학생들에 대한 일자리를 정부와 기업이 나서서 책임져야 합니다.
취업 재난,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학생들에게 더 가혹합니다.
특성화고·마이스터고의 예비 고졸 노동자들이 걱정과 불안으로 취업 재난을 맞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전 사회가 재난을 겪었고, 현재도 겪고 있습니다. 그 영향은 장기간 이어질 것입니다. 특히나 청년들이 겪었던 취업난은 더욱 가혹해졌으며, 취업취약계층인 고졸 청년들은 그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일자리 숫자의 부족, 비정규직 등 열악한 노동환경, 불안정한 일자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았던 예비 고졸 노동자들의 앞에는 예년보다 더한 취업 한파가, 아니 취업 재난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특성화고·마이스터고의 3학년 학생들은 졸업하면 어떠한 도움도 없이 개인의 힘으로 재난 상황을 극복해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재난의 영향이 사회적 약자에게 더욱 가혹하다면, 정부의 지원은 사회적 약자에게 더욱 두터워야 합니다. 2021년 졸업하는 고졸 노동자들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고졸 일자리 문제 해결,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양질의 고졸 일자리를 늘리고, 고졸 취업을 지원하는 것은 당사자들을 지원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대학입시 경쟁 심화와 불평등한 사회 구조를 바꾸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자신의 적성, 능력, 요구에 따라 학력과 일자리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사회, 차별과 불평등이 사라지고 민주적이고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는 길입니다. 사람들의 의식을 억지로 바꾸기보다 양질의 고졸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사회구조를 바꾸는 길입니다.
고졸 청년들은 우리 사회의 낙오자가 아닙니다. 시작부터 공정한 출발선에 설 수 없었던 고졸 노동자들이 겪는 현실을 개인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떠넘기는 것은 잘못된 처방입니다. 사회적 문제는 사회 전체가 함께 풀어야 합니다. 재난이 휩쓸고 간 자리에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진다면 양질의 고졸 일자리가 늘어나 학력에 따른 차별이 사라지는 사회를 기대합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과 책임을 요구합니다.
코로나19 재난 극복을 위해 정부를 중심으로 많은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예비 졸업생들이 겪는 취업 재난 역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대책을 마련하고 양질의 고졸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것이 현재의 취업 재난을 맞고 있는 고졸 청년들을 살리는 길이고, 미래에 보다 공정한 사회 질서를 만드는 초석이 될 것입니다. 취업하고 싶은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학생들이 정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2020년 11월 2일
특성화고등학교권리연합회
○ 운동장 퍼포먼스는 2일 전국의 8개 학교에 학생 140명이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3일부터 7일, 학생의 날 기념주간에 추가로 10개 이상의 학교에서 운동장 퍼포먼스를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정부가 고졸자에 대한 일자리 확대를 보장할때까지 행동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