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The Handmaiden·2016)가 미국 주요 연예 매체 인디와이어가 선정한 최고의 촬영영화 40개 작품 가운데 하나로 선정됐다.
인디와이어는 1일(현지시간) 21세기 영화 가운데 가장 훌륭한 촬영으로 돋보인 영화 40개를 발표했다. 여기서 ‘아가씨’는 아카데미 상을 받은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그래비티’(2013·21위)를 비롯해 ‘문라이트’(2016·23위)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2015·28위), ‘이터널 선샤인’(2004·30위), ‘블랙스완’(2010·32위) 등 굵직한 경쟁작들을 제치고 19위에 자리매김했다.
박 감독의 열 번째 장편 영화인 ‘아가씨’는 1930년대 한국·일본을 배경으로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은 귀족 아가씨와 재산을 노리는 백작, 아가씨의 하녀를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다. 김민희 김태리 하정우 조진웅 등이 출연했으며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는 등 뛰어난 작품성으로 호평받았다.
인디와이어는 “박 감독과 정정훈 촬영감독은 2003년 ‘올드보이’부터 협업을 거쳐 세기의 시네마틱 작품을 만들어왔지만, 그중에서도 ‘아가씨’가 가장 빛난다”며 “박 감독은 영화의 모든 공간을 철두철미하게 직조하는 법을 알고 있다. 또 정 감독은 이를 정확하게 잡아내 신성함마저 느껴진다”고 치켜세웠다.
인디와이어가 뽑은 최고의 촬영 영화 1위는 앤드류 도미닉 감독과 브래드 피트가 호흡을 맞춘 ‘비겁한 로버트 포드의 제시 제임시 암살’(2006)이 뽑혔다. 제임스 갱단의 실존 인물 제시 제임스를 흠모하던 로버트 포드가 그를 암살하기까지의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낸 서부극이다. 이밖에도 ‘트리 오브 라이프’(2011), ‘화양연화'(2000) ‘파 프롬 헤븐’(2002) 등이 10위권에 포함됐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