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2일 민주당이 전 당원 투표를 통해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공천키로 한 것과 관련해 “여당 지도부이기 전 한 여성으로서 천근만근 무거운 시간을 보내며 저도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고 했다.
양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송구하다는 것 외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 전적으로 저희 책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양 최고위원은 “원칙을 저버렸느냐는 비난도, 공천 자격이 있느냐는 비판도 지도부가 달게 받겠다”며 “저희 당원들의 죄라면 잔인한 선택을 강요받은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 당원 투표로 지도부가 당원들에게 책임과 비난을 전가했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양 최고위원은 “책임 있는 정치란 무엇인가에 대해 지난 주말 내내 스스로에게 묻고 또 되물었다”며 “명시된 당헌을 따르는 것이 책임일 수도 있지만 비난이 두려워 1300만 유권자의 선택권마저 박탈하는 것이 과연 책임 정치인가 되물었다”고 했다.
이어 “정치의 어려움은 국민을 설득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고통스럽고 험난한 길 마다하지 않겠다”고 이어갔다. 또 “민주당이 자격이 있는지 직접 시민들께 여쭙겠다”며 “선택받아 용서받고 자랑스러움으로 돌려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당헌을 개정해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선에 후보를 내기로 결론냈다. 현행 당헌 96조 2항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등 중대한 잘못으로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 선거를 하는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내년 4월 보선에 민주당은 후보를 낼 수 없었지만 당원 투표를 통해 이를 바꾼 것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