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대선 직후 연설에 나선다. 보통 낮에 하던 중국국제수입박람회 연설 시간을 밤으로 바꿔서 하는 것이어서 어떤 ‘대미 메시지’가 담길지 주목된다.
2일 중국 내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제3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은 4일 오후 8시(현지시간)쯤 개최될 것으로 알려졌다.
주최 측은 개막식을 4일에 연다고만 발표했을 뿐 자세한 개최 시간은 아직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다.
한 외교 소식통은 “시 주석이 화상 연설을 할 예정인 개막식에 참석할 내빈들에게 행사 일시가 4일 오후 8시로 통보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올해로 3회째인 중국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이 본 행사에 하루 앞서 별도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중국국제수입박람회 공식 개막 기간은 예년처럼 5일부터 10일까지 엿새간이다.
2018년과 2019년 치러진 1·2회 행사 때는 개막식이 모두 본행사 첫날인 5일 오전에 열렸다.
시 주석은 1·2회 행사에 모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함으로써 첨예한 미·중 갈등 속에서 중국의 대외 메시지를 발신한 바 있다.
중국의 중요 국가급 행사 개막식이 이례적으로 밤늦게 열리는 것을 두고 외교가에서는 ‘미국 시청자’들의 시간을 고려한 조처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외교 소식통은 “중국이 개막식 시간대를 밤으로 바꾼 것은 서방권 시청자들을 위해 밤에 경기가 주로 열리는 올림픽 때처럼 대서방 메시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미 대선 일정도 당연히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시각으로 4일 오후 8시는 미국 워싱턴DC 시간으로 4일 오전 7시다.
미국 대선 결과의 윤곽에 전 세계 이목이 쏠린 시점에 시 주석이 미국을 포함한 세계에 직접 육성으로 중요 대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다만 우편투표 급증으로 정확한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예년보다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 주석은 특정 후보의 당선 여부를 떠나 원칙적인 수준에서 대미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