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최근 3개월 동안 서울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3750만원 넘게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년 동안 평균 전셋값이 7500만원가량 오른 것을 감안하면 최근 3개월간 상승분은 그 직전 1년9개월 동안의 상승분과 맞먹는다.
2일 KB국민은행 부동산 리브온의 월간 KB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3677만원으로, 조사 이후 처음 5억원을 넘겼던 8월(5억1011만원)과 비교해 3756만원(7.5%) 올랐다.
최근 3개월간 상승률(7.5%)이 2년 상승률(16.3%)의 절반에 육박해 직전 1년9개월 상승분과 맞먹는다. 최근 추세가 이어질 경우 반년이면 지난 2년 동안의 상승분을 모두 따라잡는다.
7월 말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을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되면서 8∼10월 사이 전세 품귀가 심화하고 전셋값이 크게 오른 것이 통계를 통해서도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3개월 사이 ㎡당 평균 44만2000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3.3㎡(1평)당 평균 145만9000원 오른 셈이다.
전용 86.8㎡ 아파트를 기준으로 보면 금천구가 3개월 사이 전셋값이 11.0%(3640만원) 올라 서울에서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이어 성동구(10.9%, 6031만원) 은평구(10.3%, 3832만원) 강동구(10.2%, 4996만원)가 10% 넘게 상승했고 강북구 9.5%(3402만원), 광진구 9.5%(5295만원), 동대문구 9.3%(3902만원), 성북구 9.2%(4123만원), 노원구 9.0%(376만원) 등의 오름폭이 컸다.
송파구(8.8%, 5070만원)와 강서구(8.1%, 3527만원) 도봉구(7.8%, 2487만원)도 평균 이상으로 올랐다.
전세계약 갱신기간인 2년 전과 비교하면 평균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강남구로 86.8㎡ 아파트 기준으로 보면 20.4%(1억5363만원) 올랐다.
같은 면적 기준으로 성동구가 21.9%(1억1048만원) 올라 뒤를 이었고 광진구 19.6%(9997만원), 금천구 19.4%(5962만원), 송파구 19.2%(1억131만원), 성북구 17.8%(7387만원), 강북구 16.9%(5681만원), 은평구 16.4%(5766만원) 등의 순이었다.
전세 품귀 속에 전셋값은 당분간 계속 오를 것으로 보여 4억원 미만 전세도 점차 사라져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서울의 KB 전세수급지수는 191.8로 전달(189.3)보다 2.4포인트 올라 2015년 10월(193.8)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0∼200 사이 숫자로 표현되며 100을 초과할수록 ‘공급 부족’ 비중이 높음을 뜻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