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태풍 ‘고니’ 필리핀 강타… 7명 사망, 40만명 대피

입력 2020-11-02 04:11 수정 2020-11-02 09:33
태풍 고니로 쓰러진 나무 옆에서 복구 작업 중인 관계자들. EPA연합뉴스

올해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우려됐던 제19호 태풍 ‘고니’가 1일 필리핀을 강타해 최소 7명이 사망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외신에 따르면 필리핀 기상 당국은 이날 오전 5시(이하 현지시간) 기상경보를 통해 최대 풍속 시속 310㎞에 달하는 ‘슈퍼 태풍’ 고니가 필리핀 동부 카탄두아네스 지역에 상륙했다고 밝혔다. 고니는 이후 서쪽으로 진행하면서 인구 밀집 지역인 남부 루손섬과 메트로 마닐라를 통과했다.

다만 고니는 알베이주 비콜 지역에 상륙한 직후 세력이 다소 약화하면서 ‘슈퍼 태풍’ 등급에서 ‘태풍’으로 하향 조정됐다.

태풍이 지나가면서 비콜 지역에서는 최소 7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다고 알프란시스 비차라 알베이주 지사가 라디오 방송에서 밝혔다.

부자(父子)가 대피하지 않고 마을에 남았다가 화산에서 흘러내려온 진흙더미와 바위에 휩쓸리면서 숨진 사례도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알베이주 기노바탄 지역에서 300가구가 바위에 묻히면서 일부 주민이 매몰돼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태풍 '고니' 피해 대피소로 대피한 필리핀인들. AFP연합뉴스

현지 TV 방송과 SNS 등에는 고니로 인해 비콜 지역 내 여러 곳에서 강물이 넘치고 둑이 무너지는 장면이 올라왔다. 전기와 통신 시설도 고장났다. 케손주에서도 태풍으로 인해 나무들이 쓰러지면서 10개 지역에서 전기가 끊겼다.

리카르도 할라드 재난관리청장은 전날 100만명가량으로 추산했던 대피소 대피 주민 수를 40만명가량으로 정정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마닐라 국제공항은 태풍 고니 상륙에 따라 오전 10시부터 공항을 24시간 폐쇄했다. 필리핀 기상 당국은 고니가 메트로 마닐라를 포함해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인 5700만명이 거주하는 루손섬을 이날 밤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필리핀 중북부 지역에서는 지난주 초 제18호 태풍 ‘몰라베’가 강타해 최소 22명이 목숨을 잃고 홍수와 산사태 등 피해가 속출했다.

연평균 20개 안팎의 크고 작은 태풍의 영향을 받는 필리핀은 2013년 11월 대형 태풍 ‘하이옌’으로 무려 7300여명이 희생된 적이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