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온라인서 열리는 두 공연축제… 시댄스 vs 스파프

입력 2020-11-02 05:45 수정 2020-11-02 12:14

한국을 대표하는 공연예술축제인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시댄스)와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스파프)가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탓에 역대 처음으로 온라인 상에서 열린다. 11월에 열리는 두 축제 모두 비대면 중계 방식을 택하면서 기존에 예정됐던 10월엔 영상을 촬영했는데, 세부적으로는 차이를 보인다. 시댄스는 전 공연 무료지만, 스파프는 모든 공연을 유료로 스트리밍한다. 또 시댄스는 온라인이라는 기회를 살려 해외 작품들의 메이킹 영상까지 송출한다면, 스파프는 국내 팀 위주로 라인업을 꾸렸다.

국제무용협회 한국본부가 주최하는 제23회 시댄스는 6~22일 열린다. 공식 홈페이지와 네이버TV, 유튜브 공식 계정에서 상영되는 올해 축제의 경우 국내 파트와 해외 파트로 나뉜다. 6~15일은 국내 공모 당선작과 기획제작 작품 등으로 구성된 총 31편의 국내 프로그램이 상영된다. 16일부터 22일까지는 다비드 망부슈, 슈테파니 티어쉬 등 외국 무용필름 5편을 상영한다.

1998년 시작한 시댄스는 해외 우수 작품을 소개하는 한편 한국 작품을 해외에 알리는 플랫폼 역할을 해왔다. 당초 지난달 7~28일 서울 예술의전당, 서강대 메리홀에서 축제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에 발목을 잡혔다. 대면 공연 자체가 불확실해지면서 온라인을 선택했는데, 기존 축제 기간에는 영상을 촬영했다.

온라인으로 축제 방향을 틀면서 대면 축제였다면 접할 수 없었던 해외 작품의 공연 실황은 물론 메이킹 영상 등 볼거리를 제공한다. 해외 프로그램 5편 가운데 프랑스 거장 마기 마랭의 ‘메이B’ 공연 실황과 메이킹 영상을 더한 다큐멘터리 ‘마기 마랭: 타임 투액트’, 시댄스가 독일 안무가 슈테파니 티어쉬와 공동제작해 세계에서 처음 선보이는 ‘섬의 몸들’과 그 작업과정을 담은 ‘융합의 광경’이 큰 기대를 모은다. 국내 작품 라인업도 화려하다. 안무가 김보라가 코로나19 상황을 담아 만든 신작 ‘초기화 된; 몸’이 공개될 예정이고, LDP 무용단의 신작 ‘0층’ ‘라벤더, 벤더’ 등 2편도 선보인다. 또 선아당스의 ‘언커버’, 고플린파티의 ‘낯가림’, 오재원의 ‘깊은 어둠’ 등 5편의 솔로춤도 기대를 모은다.

시댄스 제공

지난달 28일에는 기존 시댄스 축제의 폐막이자 온라인 개막을 축하하는 전야제 공연 ‘춤비나리’가 열렸다. 올해 축제 중 유일한 대면 공연이다. 한국의집 예술단의 ‘영고무’, 자위 대목을 골라 무대예술로 엮은 연희단팔산대 ‘판굿’,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였던 김지영이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리며 추는 ‘그녀를 부르는 노래’ 공연 등이 펼쳐졌다.

올해 20회를 맞는 스파프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공연예술축제로, 12~29일 개최된다. 당초 지난달 8~31일 서울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되면서 네이버TV로 둥지를 옮겼다. 모든 공연은 유료이며 네이버 후원 기능을 활용한다. 최소 5000원 이상 후원할 수 있다.

스파프는 그동안 여러 해외 초청작을 국내에 소개해왔지만, 이번에는 국내 팀 위주로 선별했다. 프랑스 현대무용 안무가 제롬 벨 ‘갈라’ 공연 외에는 모두 국내 작품들이다. 온라인에서 2억6000만 조회수를 기록한 한국관광공사 한국홍보영상의 주인공인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의 ‘기가 막힌 흥’부터 현대무용가 안은미 신작 ‘나는 스무살입니다’ 등 우수한 국내 작품이 온라인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을 정면으로 돌파한 공연들이 눈에 띈다. 팬데믹 상황을 반영한 극단 놀땅의 ‘널 만나러 무작정 나왔어’와 양국 배우가 약 1만㎞의 거리를 두고 공연하는 모습을 촬영한 한국의 크리에이티브 바키(VaQi)의 공연이 화제를 모은다. 여기다 독일의 레지덴츠 테아터가 공동 제작하는 ‘보더라인’을 비롯해 원작을 재각색한 쇼빌컴퍼니 ‘딸에 대하여’, 극단 동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극단 무천 ‘요나답’, 창작집단 희비쌍곡선 ‘판소리 필경사 바틀비’ 등도 만날 수 있다.

2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도 다채롭다. 그라운드 제로 프로젝트 ‘소멸’, 황수현 ‘나는 그 사람이 느끼는 것을 생각한다’, 김성훈 댄스프로젝트 ‘Pool’, 노래하는 배우들 ‘13 후르츠케이크’, 허성임 ‘넛 크러셔’, 최진영 ‘NOT FOR SALE’, 99아트컴퍼니 ‘제Ⅱ’ 등도 볼 수 있다.

앞서 스파프는 실시간 중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모든 작품의 녹화 편집본을 중계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영상물 등급 심의와 네이버TV 콘텐츠 심의 기준 조율에 부닥치면서 온라인 공연의 새로운 과제를 제시하기도 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