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오바마 미시간주 동시 출격 “대통령직이 리얼리티쇼냐?”

입력 2020-11-01 16:39 수정 2020-11-01 16:40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진행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선거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원 유세에 나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직을 리얼리티 쇼처럼 한다”면서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대선을 사흘 앞둔 마지막 주말인 31일(현지시간) 오바마 전 대통령이 경합주인 미시간에서 바이든 후보와 함께 유세에 나서는 등 총력지원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21일 펜실베이니아 단독 유세를 시작으로 24일과 27일 잇따라 플로리다에서 유세에 나섰다. 바이든 후보와 함께 자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날 유세지인 미시간은 선거인단 16명이 걸린 경합주로 지난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불과 0.23%포인트 차이로 승리한 곳이다.

선거분석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이 곳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6.5%포인트 앞서고 있지만 승부를 가를 격전지인만큼 막판 여론몰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드라이브인 유세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자질 부족을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는 해야 할 일을 하거나 다른 사람을 돕는 데는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아왔다”면서 “불행히도 그 결과는 우리를 비롯한 나머지가 감내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또 “바이든은 여러분과 여러분 가족의 안전을 지키는 데 관심이 있지만 트럼프는 그 자신의 자아를 충족시키는 데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중의 규모’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집착을 꼬집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가 군중 규모에 집착하는 것은 그것을 성공의 유일한 척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면서 “그는 아직도 자신의 취임식 인파가 나보다 적었던 것을 얘기한다. 그는 그것 때문에 정말 짜증났던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어렸을 때 생일파티에 아무도 오지 않아서 트라우마가 생긴 것인가”라고 조롱했다.

코로나19 대응 실패에 대한 공격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미시간주 유세에서 “의사들이 돈 때문에 코로나19 사망자를 부풀리고 있다”고 발언한 것은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좋은 ‘먹잇감’이 됐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는 언론의 코로나19 보도를 시기하더니 이젠 의사들이 팬데믹으로 이득을 본다고 비난한다”면서 “그는 누군가가 대가 없이 타인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건다는 생각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더힐은 “백악관을 떠난 지 4년이 돼 가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여전히 미국 전체를 통틀어 가장 인기가 많고 영향력 있는 민주당 인사”라면서 “이날도 참가자들은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전 대통령을 향해 사랑한다고 외쳤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연설에 대해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가장 혹독한 비판을 가했다”고 평가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