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 파티족, 부산 클럽 문닫자 포차로…거리두기 실종

입력 2020-11-01 16:28 수정 2020-11-01 17:07
30일 부산 서면 젊음의 거리. 연합뉴스

31일 핼러윈(할로윈·Halloween) 데이를 맞아 부산진구 서면에 있는 ‘젊음의 거리’는 축제를 즐기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북적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 이날 부산 시내 클럽과 감성주점 등 15곳이 자진 휴업을 결정했음에도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서면을 찾았다.

지난해와 비교해 핼러윈 코스튬을 한 사람도 적고 참여한 외국인도 크게 줄었다는 것이 지역 상인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다닥다닥 붙어 한 몸처럼 움직이는 인파와 다양한 코스튬 복장을 한 청춘들이 뒤엉켜 서면 밤거리를 가득 메웠다.

◇ 클럽, 핼러윈 특수 포기…휴업 결정

부산시는 핼러윈 기간을 앞두고 특수를 노리는 클럽 등을 대상으로 자발적인 휴업을 독려했다. 이에 서면과 해운대 등 부산지역 대형 클럽 15곳이 공연 취소와 예약해지 위약금 등 손해에도 불구하고 휴업을 결정했다. 핼러윈 기간 발생할 수 있는 집단감염을 피하고자 내린 자체적 결정했다. 지난 4월 대구 확진자가 부산으로 놀러 와 서면에 있는 클럽과 포차, 주점을 잇달아 방문하면서 자가격리 기간 발생한 영업정지 등이 더 큰 영업손실로 돌아온다는 것을 경험했던 것도 이번 휴업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30일 부산 서면 한 클럽이 자진휴업했다. 연합뉴스

이 때문에 이날 찾은 서면의 한 유명 클럽은 문을 걸어 잠갔다. 평소 같았으면 화려한 네온사인 아래 클럽 입장을 위한 클러버들의 긴 줄을 볼 수 있었겠지만, 이날만큼은 인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핼러윈 기간 클럽이 영업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른 채 클럽을 찾았다가 문 앞에 붙은 휴업 안내문을 보고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 클럽 휴업에 포차·주점으로 인파 몰리는 풍선효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부산의 유명 클럽들이 일제히 문을 닫으니 헌팅 포차와 술집들로 인파가 몰리는 모습이었다. 네온사인 등 조명이 꺼져 어두운 클럽 주변과는 다르게 포차와 주점에는 화려한 조명과 음악 소리, 핼러윈 분위기 속에 많은 사람이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핼러윈데이 전날인 30일 11시50분쯤 서면 젊음의 거리에 있는 한 감성포차 안에는 20~30대 젊은이들이 다닥다닥 붙은 채 마스크를 벗고 술을 마시고 음식을 먹고 있었다. 발 디딜 틈 없이 복닥거리는 무대 앞에서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고 테이블에 앉아서 술을 마시는 일행들 사이에서도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목소리를 높여 대화하느라 여념이 없어 보였다.

코스튬 복장을 한 직원들이 서빙했고, 가게 곳곳에는 핼러윈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는 풍선과 각종 장식에 청춘들은 한껏 들떠있었다. 가게 앞에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도 잊었는지 젊은 남녀들이 삼삼오오 모여 마스크 없이 담배를 피우고,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거리를 걷는 사람들은 마스크를 썼지만, 마스크를 벗고 있던 가게 내부 손님들이 그냥 거리로 나오면서 ‘마스크 방역’이 무너지는 모습이었다.

이곳은 클럽은 아니지만, 사실상 클럽 형태로 운영되는 주점이다. 춤을 추는 것도 가능하다. 이곳은 4㎡당 손님 1명으로 입장 인원이 제한된 곳이지만, 기준보다 더 많은 인원을 입장시켰고 시설 내 이용자 간 2m 거리두기도 지키지 않고 있었다.

30일 부산 서면 한 감성포차에 손님들이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 핼러윈 기간 방역수칙 어긴 포차 등 5곳 적발

1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30∼31일 핼러윈 기간 부산에서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규정을 위반한 감성포차와 식당 등 5곳을 적발했다.

시와 구·군, 식약처, 경찰 등 70여명의 단속반은 지난 30∼31일 클럽과 감성주점 등 고위험시설과 다중이용시설 2270곳을 대상으로 일제 점검을 벌였다. 단속은 경성대·부경대·부산대·동아대 등 대학가와 서면 젊음의 거리 일대, 해운대해수욕장 인근 구남로 등 중심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부산진구 한 유흥주점은 영업장 면적 대비 4㎡당 1명 출입 제한을 어기고 시설 내 이용자 간 2m 거리두기도 위반했다가 단속됐다. 해운대와 부산진구, 남구 등의 일반 음식점 4곳은 종사자 마스크 미착용, 수기 명부 인적 사항 미기재 등을 위반해 적발됐다.

시는 해당 업소에 대해 관할 구청에 행정처분을 요청할 예정이다.

30일 부산 서면이 핼러윈데이를 맞아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