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블루에도 호투·호타 이어간 프로야구 주역은

입력 2020-11-01 16:04
24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창단 10년 만에 프로야구 정규리그 첫 우승을 차지한 NC 다이노스 선수들이 김택진 구단주를 헹가래 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휩쓸고 간 2020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KBO리그)에도 승부는 이어졌다. 38일이나 늦은 무관중 개막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팬들은 ‘직관’을 포기해야 했지만, 팬들의 함성이 사라진 경기장에서 그들의 승부는 뜨거웠다.

타격 부문에서 단연 돋보이는 건 KT 위즈의 에이스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였다. 로하스는 이번 시즌 142경기에서 타율 0.349, 홈런 47개, 135타점, 116득점, 장타율 0.680을 기록했다. 로하스는 홈런과 타점 그리고 득점과 장타율 부문에서 1위를 해 4관왕을 차지했다. 타율에선 마지막 두 경기에서 미끄러져 3위를 기록했다.

로하스는 올 시즌 65경기 만에 100안타를 달성하며 LG 박용택, 롯데 김문호와 함께 역대 2번째 최소경기 100안타를 달성하기도 했다. 그는 역대 외국인 타자 최다 홈런 기록(48개)을 1개 차이로 아쉽게 놓쳤다.
KT 위즈 로하스가 홈런을 치고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로하스의 독주를 막아낸 것은 KIA 타이거즈의 에이스 최형우다. 최형우는 타율 0.354의 기록을 세우며 타율부문 1위를 달렸다. 롯데 자이언츠의 손아섭은 그 뒤를 바짝 쫓아 0.352를 기록하며 2위로 시즌을 마쳤다.

이번 시즌에는 30홈런-100타점 이상의 기록을 세운 선수는 7명이었다. 특히 NC 다이노스에서 7명 중 3명을 배출하며 프로야구 최초 기록을 세웠다. 양의지가 33홈런 135타점, 나성범이 34홈런 112타점, 알테어가 31홈런 108타점을 해냈다. 두산의 김재환이 지난 29일 KIA전에서 홈런을 쳐내며 30홈런 113타점을 기록하면서 합류했다. 올 시즌 최고의 대도는 심우준(KT)이었다. 심우준은 35개의 도루에 성공해 프로 데뷔 첫 타이틀 수확에 성공했다.

KIA 4번 타자 최형우가 1회 말 2사 1루 때 중월 투런홈런을 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시즌 막판까지 뜨거운 경쟁이 이어진 투수 다승왕 부문에서는 라울 알칸타라(두산)가 웃었다. 30일 이전까지 드류 루친스키(NC)와 19승으로 다승 공동 선두이던 알칸타라는 두산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인 30일 키움전에 선발 등판, 8이닝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쳐 시즌 20승째(2패)를 수확했다.

단독 다승왕에 오른 알칸타라는 시즌 20승 고지를 밟으면서 2007년 두산의 다니엘 리오스(22승), 2014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의 앤디 밴헤켄(20승), 2016년 두산의 더스틴 니퍼트(22승), 2017년 KIA 타이거즈의 헥터 노에시(20승), 2019년 두산의 조쉬 린드블럼(20승)에 이어 외인 투수로는 역대 6번째로 20승 달성에 성공했다.
프로야구 NC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두산 선발투수 알칸타라가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KT에서 뛰며 11승 11패 평균자책점 4.01의 평범한 성적을 냈던 알칸타라는 올해 두산으로 팀을 옮기며 확 달라진 모습을 자랑한 끝에 처음으로 개인 타이틀을 품에 안았다.

롯데의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는 205개의 삼진을 잡아 탈삼진 타이틀을 가져갔다. 한 시즌에 200탈삼진을 돌파한 것은 2012년 한화 이글스의 류현진(210개) 이후 8년 만이다. 외국인 투수의 단일 시즌 200탈삼진은 2001년 페르난도 에르난데스(SK 와이번스)에 이어 두 번째다.

키움의 마무리 투수 조상우는 33세이브를 따내 구원왕에 올랐다. 본격적으로 마무리 투수로 뛴 지난해 20세이브를 따낸 조상우는 2013년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개인 타이틀을 수확하는 기쁨을 누렸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