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홍준표, 김종인 퇴진 주장…난 동의 안해”

입력 2020-11-01 14:17 수정 2020-11-01 14:24
원희룡 제주지사 연합

원희룡 제주지사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사실상 퇴진을 주장한 홍준표 무소속 의원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야권의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두 사람이 김 위원장을 두고 각을 세우는 모양새다.

원 지사는 1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홍 전 대표가 ‘(비대위가 지금처럼 가면) 김 위원장을 퇴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며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홍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웬만하면 참고 기다리려고 했다. 그러나 당이 추락하는 것은 참기 어렵다”며 “또 도살장 끌려가는 소가 되려고 하느냐. 103명의 국회의원 중 당을 맡아 운영할 제대로 된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냐”고 국민의힘 지도부와 구성원을 싸잡아 비판하고 나섰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 뉴시스

또 홍 의원은 지난 28일에도 본인을 적장자로 김 위원장을 서자로 빗대어 “적장자 쫓아내고 무책임한 서자가 억울하게 정치보복 재판받는 전직 대통령들 사건조차 이제 선 긋기를 하려고 하는 구나”라고 지적한 바 있다.

원 지사는 이에 “홍 전 대표는 본인이 우리 당의 ‘적장자’라며 ‘서자’인 김종인 체제에 대한 불쾌감을 직설적으로 드러냈다. 홍준표다운 비판”이라며 “하지만 지금 우리는 적서 논쟁을 벌일 형편이 아니다. 변화와 혁신은 족보와 구력에 바탕하는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왜 우리 당이 김 위원장을 모셔왔냐? 우리의 잘못으로 계속 졌기 때문에 영입한 것”이라며 “지금 김종인 비대위는 패배의 그림자를 지우는 중이다. 시간을 더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종인 비대위는 과거의 그림자를 지우는 일만 하면 된다. 그걸로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한 것”이라며 “새 그림을 그리는 것은 홍준표 전 대표와 원희룡이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지금은 비대위를 중심으로 힘을 모을 때”라며 “비대위를 흔들 때가 아니다”라고 글을 맺었다.

원희룡 지사 페이스북 캡처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