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서울·부산시장 공천을 강행하자 야당은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의당까지 부정적 기류가 확산하는 모양새다.
박형준 전 미래통합당(옛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30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민주당의 서울·부산시장 공천 강행에 대해 “‘국민 데리고 장난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테스형, 정치가 왜 이래?’라는 심정이다”라며 “너희는 떠들어라 우리는 권력의 연장을 위해 간다는 거다. 정치를 삼류로 만든다”고 말했다. 박 전 선대위원장은 내년 재보궐선거에서 부산시장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공천 여부를 당원 투표로 진행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 당헌은) 국민에게 철석같이 약속한 것이다”라며 “국민에게 의견을 물어야 하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만든 당원들한테 묻고 간다는 거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도 “정말 궤변이다. 어느 나라 도리인지 모르겠다”며 “전 당원 투표라는 건 이미 공천 결론을 내놓는 것 아니냐. 심하게 얘기하면 ‘시민 우롱 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박 전 선대위원장은 이어 “재보궐 선거가 치러지는 이유를 따져봐야 한다. 견제받지 않은 단체장이 권력을 이용해서 성실히 일하는 여성 공직자에게 씻을 수 없는 피해를 남긴 범죄 때문에 치러지는 선거다”라며 “민주당은 피해자에 대한 진정한 사과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일부 세력들은 공격하거나 (2차 가해를) 방조했다. 인제 와서 피해자에게 사과한다는 건 상당히 위선적”이라고도 했다.
진행자가 이 답변에 “이낙연 대표가 ‘공천해서 국민 앞에 심판받는 게 책임 있는 공당의 자세 아니냐’고 말했다”고 답하자 박 전 선대위원장은 “그러면 정치가 약속을 뭐하러 하냐”며 “당의 헌법으로 약속을 했다. 대통령이 철석같이 약속한 걸 뒤집으려면 합당한 논리가 있어야 한다. 이럴 거면 이런 당헌을 만들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KBS1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여성 친화 정당과 페미니즘 정당을 하면서 대국민 약속한 것 아니냐. 민주당은 도덕적 우위를 가지고 늘 이야기를 하지 않았느냐”며 “그래놓고 지금 와서 후보를 내겠다? (도덕적) 클래스가 다르다고 했던 사람들이 (앞으로) 그런 말을 할 수 있겠나. 너무 이중성이다. 국민을 무시하는 것도 너무 도를 넘었다”고 했다.
성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답도 요구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민주당 당헌 96조 2항에 선출직 공직자들이 부정부패와 중대한 잘못으로 인해 직위를 상실했을 때는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걸 약속하셨고 당헌·당규로 넣었다”며 “대통령께서 여당 출신이기 때문에 말씀을 하시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의당도 민주당의 공천 강행을 강하게 비판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비겁하다”고 적었다. 류 의원은 “공천을 통해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게 책임 있는 공당”이라는 이 대표의 발언을 인용하며 “해괴한 말이다. 공당의 도리는 공천할 권리 행사가 아니라 공천하지 않을 의무의 이행이 되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종철 정의당 대표도 이날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당헌·당규를 한 번도 지켜보지 않고 당원 총투표에 붙여서 개정하겠다고 하는 것이 납득이 잘 안 된다. 국민에게 책임지는 태도인지에 대해서 상당히 좀 부정적”이라고 비판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