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에서 활약해온 잉글랜드 유망주 델레 알리(24)가 또 한 번 하프타임에 교체당하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현지 언론은 알리가 다음 이적시장에서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토트넘은 29일(현지시간) 벨기에 구단 로열 앤트워프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J조 조별예선 원정경기를 치른 끝에 1대 0으로 졌다. 올 시즌에 겨우 3번째, 5주 만에 선발로 나섰던 알리는 다른 3명의 선수와 함께 전반을 뒤진 상황에서 하프타임에 교체됐다. 알리가 선발로 나섰다가 하프타임 전에 교체된 건 지난 1일 유로파리그 마카비 하이파와의 경기에 이어 두번째다.
알리는 잉글랜드 대표팀과 토트넘이 애지중지 해온 선수다. 주제 무리뉴 감독 역시 지난해 토트넘에 부임해 오면서 알리의 활약이 중요하다는 걸 여러차례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이 끝나고 아마존에 공개된 토트넘 팀 다큐멘터리 영상에서 무리뉴는 반복해서 알리의 훈련 태도가 불량하다고 지적하며 둘 사이 불신을 드러냈다.
이날 무리뉴는 주전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 지난 경기 선발명단에서 무려 9명을 바꿨다. 그러나 전반 벤 데이비스가 실수로 공을 뺏긴 뒤 다빈손 산체스가 상대 공격을 막아서지 못하면서 선제실점, 경기가 꼬이기 시작했다. 알리를 포함해 대거 선수를 교체시켰지만 토트넘의 경기력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팀의 주포 손흥민과 해리 케인이 교체로 들어갔으나 상대 수비가 워낙 튼튼했다.
무리뉴는 경기 뒤 인터뷰에서 “사실 하프타임에 선발 11명 모두를 교체하고 싶었다”면서 “책임은 선수들이 아닌 내게 있다. 누가 뛸지 결정한 건 나다”면서 자신의 실책을 인정했다. 그러나 기자단에 “당신들도 우리 베스트 팀이 누구인지는 다들 알고 있지 않나”라면서 경기에 나선 선수들의 기량을 탓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내년 1월 이적시장이 열리면 무리뉴와 알리가 헤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더타임스는 “알리에게만 팀 패배에 책임이 있는 건 아니었다”면서 알리가 전반 동료 카를로스 비니시우스에게 찔러줬던 결정적 패스를 언급했다. 비니시우스가 이 패스로 주어진 기회를 실축하면서 토트넘의 경기는 더 어려워졌다.
무리뉴는 인터뷰에서 알리의 활약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개인을 평가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여러분은 언제나 왜 이 선수를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는지를 묻는다. 어쩌면 앞으로 몇주 동안은 내게 그 질문을 하지 않을 것 같다. 이제 답을 알게 됐을 테니까”라며 앞으로도 알리를 경기에 자주 출장시키지 않을 것을 암시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