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산업생산과 소비·투자가 모처럼 만에 ‘트리플 증가’를 기록했다. 지난 6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수출 증가와 추석 효과가 ‘가뭄에 단비’ 역할을 했다. 앞서 발표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나 10월 소비자심리지수 등 주요 경제 지표가 긍정적 흐름을 보이는 것도 고무적이다.
다만 기저 효과를 고려하면 섣부르게 ‘경제 회복’이 가시화했다고 단언하기는 힘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사흘째 100명대를 기록하고 위협 요소도 부지기수다. 섣불리 샴페인을 터트리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따라붙는다.
수출이 끌어올린 산업생산
통계청은 지난달 전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전월 대비 2.3% 증가했다고 30일 밝혔다. 산업생산의 중추인 제조업 생산 증가(5.9%)가 눈에 띈다. 재고가 감소하고 출하량은 늘었다.수출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달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한 480억5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으로 반등했다. 반도체·자동차·바이오의 수출액 증가가 견인한 결과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액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8%, 23.2% 늘었다. 여기에 코로나19 특수를 누리는 바이오 수출 성장세까지 더해지면서 제조업 생산을 끌어올렸다.
추석 효과, 거리두기 2단계 속 소비 진작
위축됐던 소비가 늘어난 점도 고무적이다. 소비 증감을 반영하는 소매판매액은 전월보다 1.7% 증가했다. 지난 8월(3.0%)에 이어 2개월 연속 증가를 기록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속에서도 증가세를 이어갔다는 점이 특징이다. 추석 선물 수요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김영란법 선물가액을 농축수산물에 한해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하면서 선물 수요가 증가한 영향도 있다.설비투자가 전월보다 7.4% 증가한 점도 고무적이다. 기업들이 투자한다는 것은 그만큼 경기 개선 기대감을 지닌다는 의미다. 실제 한국은행이 전날 발표한 10월 전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4로 전월(64) 대비 10 포인트 급등했다. 반등폭만 보면 11년만에 최대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등 중요한 실물·심리 지표들이 ‘경기회복’을 가리키는 모습”이라며 “방역과 경제 사이의 균형이란 목표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기회복’ 청신호로 보긴 아직 일러
긍정적 신호가 있기는 하지만 홍 부총리 말처럼 경기회복으로 접어든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 코로나19 자체가 예측 불가능한 변수라서다. 이날 확진자 수는 114명을 기록하며 사흘째 세 자리 수를 이어갔다. ‘할로윈’ 관련 각종 모임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수치만 봐선 경기 개선 기대할 수 있지만 코로나19는 경기외적 충격이라 한계가 있다. 평상시처럼 예측할 수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