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前총리 “무슬림, 프랑스인 살해 권리 있어”

입력 2020-10-30 10:23
마하티르 모하맛 전 말레이시아 총리. AP뉴시스

마하티르 모하맛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프랑스 니스 참수 테러 발생 직후 무슬림의 살인 행위를 정당화하는 듯한 글을 트위터에 올려 논란을 빚었다.

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모하맛 전 총리는 2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무슬림은 과거 학살을 저지른 프랑스인에게 분노하고 그들 수백만을 살해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모하맛 전 총리는 니스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튀니지인 용의자가 흉기로 세 명을 살해한 직후 ‘타인을 존중하라’는 제목을 단 장문의 글을 트윗 10여개에 나눠 올렸다. 문제의 트윗은 글의 후반부에 등장한다.

그는 중학교에서 ‘표현의 자유’를 가르치다 살해당한 프랑스인 교사 사뮈엘 프티를 언급하며 “살인은 무슬림으로서 정당화할 수 없는 행위”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나는 표현의 자유를 신봉하지만 거기에는 타인을 모욕할 권리까지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신이 표현의 자유를 신봉한다고 타인을 저주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모하맛 전 총리는 “프랑스인들은 그들 역사에서 수백만 명을 살해했으며 그중 무슬림도 상당수 있었다”면서 ‘프랑스인 살해 권리’를 운운한 문제의 트윗을 올렸다.

그는 그러면서 “무슬림들은 대체적으로 ‘눈에는 눈’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며 “무슬림들이 그러지 않으니 프랑스인들도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대신 프랑스인들은 자국민들에게 타인의 감정을 존중하라고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위터 측은 ‘프랑스인 살해 권리’를 언급한 트윗이 자사의 ‘폭력 미화’ 조항을 위반했다며 블라인드 조치하고 모하맛 전 총리 본인이 이 트윗을 삭제하기 전까지 새 트윗을 올리지 못하게 했다. 트위터는 한동안 이 트윗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프랑스 정부의 항의를 받고 나서야 블라인드 처리했다.

세드리크 오 프랑스 디지털 담당 장관은 “마하티르 전 장관의 계정을 즉각 차단해야 한다”며 “그러지 않는다면 트위터는 살인 혐의의 공범으로서 소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말레이시아는 이슬람교가 국교인 국가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올해 95살로, 무슬림 사회에서 존경받는 지도자로 꼽힌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