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택배 소속 택배 노동자가 또다시 사망하면서 과도한 업무량으로 과로사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은 29일 성명에서 “지난 27일 한진택배 간선차 운송노동자 김모씨가 자신의 차 안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지만 결국 사망했다”며 “올해 과로로 사망한 택배 노동자는 이로써 총 15명이 됐다”고 밝혔다.
택배노조는 “택배업계의 고질적인 장시간 노동이 부른 참사다. 당일배송, 총알배송 등 점점 빨라지는 배송속도의 반의반 만큼이라도 열악한 택배 노동자의 환경을 개선해줬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연일 갱신하는 영업이익의 조금이라도 택배 노동자들의 건강을 생각하며 쓰였더라면 이런 슬픔은 없었을 것이다”라고 회사의 처우를 지적했다.
노조는 이어 “한진택배는 또다시 수년 전의 수술경력을 끄집어내서 지병을 운운하고 있다. 과로사의 여부는 지병의 유무가 아닌 고인의 노동시간, 노동강도 즉 노동 현실에서 판단해야 한다”며 “한진택배는 자신들의 처참한 택배현장에 스스로 부끄러워해야만 하고 그 현장에서 숨을 거둔 고인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택배 노동자 김씨는 지난 27일 오후 11시30분쯤 자신의 차 안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그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김씨는 매일 오후 10시 대전 한진터미널에 출근해 차에 짐을 실은 뒤 부산 지점에서 하차하고 다시 대전에 돌아오는 생활을 반복했다고 한다.
고인은 그동안 가족들에게 “너무 힘들다. 그만두고 다른 일 알아보고 싶다”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폐 수술을 받은 이력이 있는 것으로도 전해졌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